몽골의 독특한 자연과 생태계

몽골은 해양의 영향을 받지 않는 내륙 국가이면서, 국토의 약 85%가 해발고도 1,000m 이상에 해당하는 고원 국가다. 춥고 건조한 기후가 특징이며, 특히 겨울철에는 영하 30도에 달하는 혹독한 추위가 이어진다. 강수량이 적고 계절별 기온 차가 큰 편이며, 위도와 고도에 따라 지역별 기후 차이도 뚜렷하다.
몽골은 전체 국토 중 약 40%가 사막으로 이뤄져 있다. 남동부는 거의 전 지역이 사막지대이고, 사막 외곽에는 초원이, 북부 지역에는 산악지대가 자리하고 있다. 몽골에는 바다가 없는 대신 약 1,200개의 강과 호수가 있는데 대부분 중부와 북부 지역에 위치한다. 여행객들에게 ‘고비사막 코스’로 불리는 몽골의 남부는 드물게 잔풀이 자라는 반사막인 ‘고비(Gobi)’와 식물이 전혀 자라지 않는 사막인 ‘철(Tsul)’ 지대로 이뤄져 있다. 최근에는 사막화가 확산하면서 반사막이 사막이 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다소 척박한 자연환경이지만 몽골은 특수한 지형만큼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한 생물종 다양성의 보고이기도 하다. 몽골의 광활한 사막에는 쌍봉낙타, 가젤, 산양, 늑대, 곰, 당나귀 등 다양한 야생동물이 살고 있다. 지구에 남은 유일한 야생마라는 프셰발스키도 몽골에 거주한다. 우리나라의 멸종위기종인 큰고니와 독수리 등도 몽골에서 만나볼 수 있다.

  • 사막 동물 TMI

    몽골의 쌍봉낙타

    더운 지역에 사는 단봉낙타와 달리 쌍봉낙타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는 추운 지역에 거주한다. 단봉낙타보다 체구는 작지만 튼튼하고 추위와 더위에 모두 강하다. 발바닥이 단단해 고비사막과 같이 자갈이 많은 지역에 살기 적합하다. 현재 몽골의 쌍봉낙타 대부분은 가축화된 상태다. 근연종인 야생쌍봉낙타는 IUCN 적색목록에서 ‘위급’ 단계로 등재된 멸종위기 동물이다.

자연의 엄중한 경고, 사막화와 조드

광활하고 신비한 자연경관이 먼저 떠오르는 몽골이지만, 막상 우리가 울란바토르에 도착해 마주하게 되는 풍경은 상상과는 조금 다르다. 특히 겨울에 몽골을 방문한다면 뿌연 연무로 뒤덮인 하늘과 매캐한 도시 매연을 먼저 만나게 된다.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 많은 가정집에서 석탄과 폐타이어를 연료로 태우고, 도로에는 검은 매연을 뿜어대는 낡은 중고차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몽골 전체 인구의 절반가량이 모여 사는 울란바토르의 대기오염 문제도 심각하지만, 사실 몽골이 직면한 더 중대한 환경 문제는 초원과 산림이 황폐해지는 사막화 현상이다. 1990년대 이전까지는 몽골 국토의 약 40%가 사막지대였는데 2020년에는 76.9%까지 사막화 비율이 늘었다. 사막화는 몽골 초원의 풀을 사라지게 하고 강과 호수를 마르게 한다. 이는 생물종 다양성을 파괴할 뿐만 아니라 황사를 일으켜 우리나라에도 직접적인 피해를 가져오곤 한다. 이러한 사막화의 원인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후와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자연의 급속한 변화다. 인간의 욕심이 자연과 생태계 전체에 위협을 불러온 셈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몽골이 겪고 있는 피해는 또 있다. 겨울철 영하 40도 이하의 혹한이 계속되고 폭설이 내리는 ‘조드’다. 몽골어로 대재앙을 의미한다. 조드가 발생하면 야생동물들은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 죽고, 가축들 역시 영양가가 부족해 야위어 간다. 보통은 몽골에 10년에 한 번씩 조드가 찾아왔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그 간격이 짧아졌고, 강도도 더욱 세졌다.
몽골 정부는 현재 10억 그루 나무 심기, 탄소 배출 26% 감축, 기후변화 대응에 GDP 1% 지출 등의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이다. 특히 2030년까지 나무 10억 그루를 심어 사막화 토지 비중을 4% 감축하고 산림지역 비중을 7.9%에서 9%까지 올린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몽골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NGO 등이 나무 심기를 통해 몽골의 사막화 방지와 생태림 조성을 지원하고 있다.

  • 계묘년 TMI

    몽골의 ‘우는 토끼’

    영하 30도의 추위도 견뎌내는 몽골의 ‘우는 토끼’는 외양이 쥐와 흡사해 쥐토끼나 새앙토끼로도 불린다. 겨울잠을 자지 않아 여름과 가을에 식물의 줄기와 잎, 열매 등을 잘 말려 저장해뒀다가 겨울 동안 이것을 먹으며 버틴다. 야크의 똥에 포함된 영양소와 수분을 섭취하며 겨울을 견딘다고도 알려져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는 ‘관심’ 단계에 등록된 멸종위기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