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말, 본격적인 여름의 시작을 알리는 폭염 속에서 수도권본부 재산운영부가 경원선 철교 아래 철도 국유재산 점검에 나섰다. 도심 속 자투리땅처럼 보이는 공간도 엄연히 국가가 관리해야 할 철도 국유재산이다. 무단 점유를 확인하고, 사용허가 예정지를 살피고, 활용이 완료된 부지가 목적에 맞게 관리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일. 망월사역, 녹양역, 지행역 인근 현장을 따라가며 철도 국유재산 관리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들여다봤다.
열차가 달리는 철길 아래에는 수많은 교량 하부 공간과 유휴부지가 자리한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비어 있는 땅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국가철도공단이 관리해야 하는 철도 국유재산이다. 특히 수도권본부가 관리하는 철도 노선은
총 17개 노선, 554km에 이른다. 도심을 지나는 구간이 많아 작은 자투리땅 하나에도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히고, 무단 점유나 불법 적치 같은 민원도 꾸준히 발생한다.
철도 국유재산 관리는 단순히 땅의 위치를 확인하는 일에 그치지 않는다. 방치된 공간은 불법 주차장이나 쓰레기 투기 장소로 변하기 쉽고, 이는 화재나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작은 무단 사용을 제때 확인하고
조치해야 더 큰 불법 점유와 안전 문제를 막을 수 있다.
반대로 제대로 관리된 철도 유휴부지는 주민을 위한 공공공간으로 다시 쓰일 수 있다. 주차장, 산책로, 운동시설처럼 지역에 필요한 공간으로 바뀌기도 한다. 이날 재산운영부가 찾은 곳은 경원선 경기 구간의 망월사역,
녹양역, 지행역 인근. 공공용 활용을 검토하는 부지부터 이미 활용사업이 완료된 공간까지, 지도와 현장을 대조하는 점검이 시작됐다.
첫 번째 점검지는 망월사역 인근 교량 하부였다. 공공용 활용을 검토 중인 부지 일부가 무단 주차 공간처럼 사용되고 있었다. 점검반은 차량 위치와 국유지 경계를 확인하고, 무단 주차 여부와 안전 저해 요소를 살폈다. 현장 상황은 사진으로 기록했다. 이후 교량 기둥에는 불법 점유 금지 안내문을 부착했다. 안내문 부착은 단순한 경고를 넘어, 해당 부지가 관리 대상 국유재산임을 알리는 기본 조치다. 작은 공간이라도 방치하면 상시 점유나 불법 적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초기 확인과 기록이 중요하다.
점검 중 현장 인근 주민이 다가와 문의를 했다. 국유재산 현장점검에서는 예고 없이 민원인을 마주하는 일이 적지 않다. 무단 점유나 행정대집행을 앞둔 현장에서는 항의가 이어지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은 정확한 설명과 차분한 절차 안내다. 점검반은 국유지 경계와 관리 기준을 설명하고, 향후 처리 절차를 안내했다. 이어 무단주차 및 무단적치 등 방지를 위한 현수막도 설치하였다. 현장점검은 땅의 상태만 보는 일이 아니다. 그 공간을 이용하거나 둘러싼 사람들의 이해관계를 확인하고,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과정이기도 하다.
다음 행선지는 녹양역 인근 교량 하부였다. 이곳은 사용허가를 검토 중인 부지로, 서류상 정보와 실제 현장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했다. 점검반은 효율적인 확인을 위해 2개 조로 나뉘어 이동했다. 한 조는 교량 하부를 따라 이동하며 사용허가 대상 구역의 위치와 상태를 확인했다. 점검표를 기준으로 시설물 상태, 주변 적치물, 통행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를 살폈다. 서류에 표시된 면적과 경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확인하는 일은 사용허가 전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다.
다른 조는 정확한 사용허가 면적 측정과 사용허가 기준 확인을 위하여 교량하부 구조물의 이격 길이를 측정했다. 철도 교량 및 고가 하부를 활용하려면 관련 사용·점용 허가기준에 따라 철도 구조물과의 안전 이격거리를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 줄자를 팽팽하게 당겨 구간별 길이를 재고, 사용허가 범위와 실제 설치 상태를 비교했다. 작은 오차도 향후 면적 산정이나 사용료 부과, 경계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측정이 필요하다. 이미 설치된 가림막도 점검 대상이었다. 고정 상태는 안전한지, 벌어진 틈은 없는지, 주변 통행에 불편을 주지는 않는지 하나씩 확인했다. 철도 국유재산 관리는 공간을 비워두는 일이 아니라, 안전하게 쓰일 수 있는 상태인지 계속 확인하는 일에 가깝다.
마지막 행선지는 철도유휴부지 활용사업이 완료된 지행역 인근 현장이었다. 동두천시가 관리하는 이곳에는 운동기구와 산책로가 조성돼 주민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한때 유휴부지였던 공간이 지역 주민을 위한 생활공간으로 바뀐 사례다. 점검반의 업무는 새로 활용할 부지를 찾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이미 지자체가 관리 중인 활용사업지도 정기적으로 확인한다. 시설물이 안전하게 유지되고 있는지, 당초 목적대로 사용되고 있는지,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살핀다. 유휴부지 활용은 조성보다 관리가 더 중요할 때가 많다. 공간이 주민에게 안정적으로 쓰이기 위해서는 사후 점검이 꾸준히 이어져야 한다.
오전 현장점검이 끝나면 업무는 사무실에서 이어진다. 현장에서 촬영한 사진과 측정 자료, 경계 확인 내용은 재산관리시스템에 입력된다. 이를 바탕으로 점유 현황을 정리하고, 필요할 경우 변상금 부과, 사용허가 검토,
행정처분 등 후속 절차가 진행된다.
현장에서는 줄자로 길이를 재고, 사진을 찍고, 안내문을 붙이는 일이 중심이지만, 그 기록은 행정과 법적 판단의 근거가 된다. 자투리땅 하나를 두고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릴 수 있어 관련 법령 검토와 소송 대응이
뒤따르기도 한다.
철교 아래의 유휴부지는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러나 그 공간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도심의 안전과 주민의 생활환경은 달라진다. 무단 점유를 막고, 위험 요소를 줄이고, 활용 가능한 땅을 공공의 공간으로 되살리는
일. 수도권본부 재산운영부의 현장점검은 한 평의 국유지도 허투루 두지 않기 위한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관리 업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