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과학

여름철, 레일은 왜 늘어날까?

여름철이면 ‘더위 때문에 철도 선로가 변형됐다’라는 뉴스를 간간이 접한다. 단단한 강철로 만든 레일도 뜨거운 햇볕을 오래 받으면 영향을 받는다. 금속은 열을 받으면 늘어나고, 차가워지면 줄어드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 철길 관리가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여름이면 레일이 길어진다

레일은 열을 받으면 길이 방향으로 조금씩 늘어난다. 반대로 겨울처럼 기온이 낮을 때는 줄어든다. 이렇게 온도에 따라 물체가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현상을 ‘열팽창·열수축’이라고 한다. 레일이 늘어난다고 해서 눈에 띄게 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철도는 수십 미터, 길게는 수 킬로미터까지 이어진다. 짧은 막대 하나가 조금 늘어나는 것과 그것이 수백 개 이어졌을 때의 힘은 차원이 다르다. 레일 전체에 힘이 쌓이면 선로가 옆으로 휘거나 위로 솟아오를 수 있다.

철도에서는 이런 현상을 ‘장출’이라고 부른다. 장출은 뜨거워진 레일이 팽창하려는 힘을 견디지 못하고 제자리를 벗어나는 현상이다. 선로가 조금만 틀어져도 빠르게 달리는 열차에는 위험할 수 있다. 폭염이 이어지는 날에는 평소보다 열차가 천천히 달리거나 상황에 따라 운행이 조정되는 건 그래서다.

덜컹거리는 소리에는 이유가 있다

예전 철길에는 레일과 레일 사이에 작은 틈이 있었다. ‘이음매’라고 부르는 이 틈은 여름에 레일이 늘어날 것을 대비해 마련한 여유 공간이다. 하지만 이음매가 있어 열차 바퀴가 지날 때마다 충격이 생겼다. 무궁화호 같은 열차를 탈 때 들리던 ‘덜컹덜컹’하는 소리도 이음매와 관련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소리이지만, 철도 입장에서는 승차감을 떨어뜨리고 차량과 선로를 더 빨리 닳게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해 지금은 장대레일을 많이 사용한다. 장대레일은 짧은 레일 여러 개를 용접해 길게 이어 붙인 레일이다. 레일과 레일 사이의 이음매를 크게 줄였기 때문에 열차가 더 부드럽게 달릴 수 있다. 덜컹거리는 소리와 충격도 줄어들고, 승객이 느끼는 승차감도 좋아진다.

그렇다면 이음매가 줄었다면 여름에 레일이 늘어나려 할 때는 어떻게 버틸까? 답은 막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려는 힘을 선로 전체가 함께 붙잡는 것이다. 철길은 레일 하나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래에는 침목이 있고, 침목 아래에는 자갈 도상이나 콘크리트 도상이 있다. 레일과 침목을 묶는 체결장치도 있다. 이 구조 전체가 힘을 나눠 레일이 제멋대로 움직이지 않도록 잡아준다.

레일을 놓는 온도도 중요하다

장대레일은 언제, 어떤 온도에서 설치하느냐도 중요하다. 너무 추운 날 부설하면 여름에 팽창 압력이 높아지고, 너무 더운 날 부설하면 겨울에 수축 압력이 세진다. 그래서 여름과 겨울을 모두 고려한 중간 온도를 기준으로 삼는다. 최저를 영하 20℃, 최고를 60℃로 본다면 기준점은 약 20℃가 된다.

교량처럼 온도 변화의 영향을 크게 받는 구간에는 신축이음매를 설치하기도 한다. 신축이음매는 레일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움직임을 받아주는 장치다. 예전의 단순한 틈과 달리 열차가 지날 때의 충격은 줄이면서 레일의 움직임은 안전하게 흡수할 수 있다. 뜨거운 햇볕 아래 열차가 흔들림 없이 달릴 수 있는 건, 레일이 늘어나는 힘까지 계산에 넣은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