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유물의 역사적 의미를 기리다

지난 4월 7일, 경인선 안춘천교 교량 상판 2기와 레일, 침목 등 부속품 45점을 철도박물관에 전달하는 기증식이 열렸다. 1906년부터 2021년까지 사용된 안춘천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철제 교량이다. 국가철도공단은 노후한 안춘천교의 개량 공사를 진행하면서 기존의 교량 상판을 철거했고, 철거된 교량의 역사적 가치를 기리고자 철도박물관에 그 원형의 일부를 기증하게 되었다.

기증식 행사에는 김한영 국가철도공단 이사장과 나희승 한국철도공사 사장, 배은선 철도박물관장 및 공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한영 이사장은 본 행사 시작 전 먼저 박물관장의 안내에 따라 최근 새롭게 국가문화재로 등록된 철도박물관 소장 철도차량 4건과 박물관 내부를 관람하는 시간을 가졌다. 관람을 마친 후 본관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안춘천교의 시공 과정 등을 소개하는 동영상을 시청했다. 이어 김 이사장은 기념사를 통해 안춘천교의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고, 노후 교량의 철거 및 교체를 위해 최신 특수 공법을 적용했던 이번 개량 공사에 관해서도 소개했다.

“안춘천교 개량 공사는 세계 최초의 특수 공법 등 최신의 기술과 장비가 동원된 역사적인 작업이었습니다. 116년 동안 서울과 인천을 이어 온 안춘천교 교량 상판은 이제 철도박물관에 잘 보존되어 철도의 역사와 가치를 연구하는 데 활용되기를 바랍니다. 국가철도공단은 앞으로도 역사에 남을 만한 가치 있는 유물들을 철도박물관에 기증해 많은 국민들이 함께 볼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기념사 및 축사가 모두 끝난 후에는 다 함께 안춘천교 상판 구조물의 원형 일부와 기념석이 설치된 외부 행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기념석 제막식과 기념 촬영을 진행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116년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교량

안춘천교는 1899년 국내 최초로 개통한 노량진~제물포 구간 중 안양천을 횡단하는 교량이다. 당초 목조 교량으로 시공됐으나 1906년 경인철도 합자회사에 의해 철제로 재시공된 후 지난해 철거되기 전까지 100년 이상 철도가 운행되어왔다. 상판 곳곳에서는 한국전쟁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이번에 기증된 안춘천교 교량 상판 2기 중 하나인 상1선 철교는 대한제국 시기 경인선 선로 개량 공사 시 설치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제 교량이다. 구체적인 준공일과 시공사까지 명확하게 기록돼 사료적인 의미가 있고, 당시의 건축 양식과 기술을 엿볼 수 있어 보존 가치가 크다.

다른 하나인 상2선 철교는 1976년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초창기 교량으로, 해방 이후 교량 기술을 보존하는 역사적 의미와 상징성이 있다.

개량 이전의 안춘천교는 오랜 세월 열차가 운행된 만큼 소음이 심하고 자연재해에 취약한 노후 교량이었다. 국가철도공단은 열차의 안전 운행과 철도소음 완화를 위해 사업비 약 327억 원을 투입해 2015년, 이를 콘크리트 교량으로 교체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해당 구간은 작업 공간이 매우 협소하고 지장물이 많아 일반적인 교량 상판 교체 작업과 달리 크레인 사용이 불가했다. 공단은 이를 극복하고자 ‘스마트 트랜스포터’라는 세계 최초의 특수공법을 적용했다. 기존 교량 상판과 신규 상판을 동시에 인하하는 방식의 교체 공법이다.

2015년 5월 28일부터 진행된 사업은 7년에 걸친 공사 끝에 2021년 12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공사로 소음은 약 3.2dB 줄었고, 교량 높이는 0.94m 이상 높아져 홍수 등으로 하천 수위가 높아지는 경우에도 열차의 안전 운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국가철도공단은 앞으로도 노후 철도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개량해 열차 이용객의 편의와 안전을 증진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