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만 해도 절로 웃음이 지어지는 자전거를 타고 사이클링 동호회 3인이모였다.
봄날처럼 찬란하게 부서지는 햇살을 맞으며 누군가 영화 속 대사를 읊조린다.
“거,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날이네!”

writer. 임지영 photographer 이도영 place 피팅스타

2024년 KR Class는 공단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숫자 ‘20’과 관련된 스토리를 가진 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이 된 ‘사이클링 동호회’ 3인의 특별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특별한 숫자가 지닌 아주 특별한 의미

추위가 가신 금요일 오후, 대전 유성구의 피팅스타 사이클링 체험장에 사이클링복을 입은 세 명의 남자가 들어섰다. 충청본부 최순호 차장과 안전본부 최재식 차장, 경영본부 이성민 과장이다. 나이도, 근무 지역도, 부서도 모두 다른 이들은 사내 사이클링 동호회를 통해 맺어진 인연이다.
공통 분모는 또 있다. 바로 ‘20’이란 숫자다. 최고참인 최순호 차장은 공단이 창립된 2004년에 입사했다. 올해로 근무 20년째를 맞는다. 가장 막내인 이성민 과장은 이십대의 마지막에 입사했다. 이들은 20번의 라이딩을 통해 땀 흘리고 교류하며 20살의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
“오늘은 자전거로 출근했어요. 특별한 수업을 준비하려고요.” 최재식 차장이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평소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그이지만 오늘따라 페달을 밟는 발이 유난히 가볍다.
“50대에 접어들면서 뭔가를 시작하는 게 두려워졌어요. 하지만 사이클링을 하면서 새로운 의욕이 생기는 걸 느꼈어요. 또한 위험 경계선에 가까워지고 있던 혈압 수치와 각종 고지혈증 수치가 사이클링 6개월 만에 정상 수치로 회복되었어요.” 최순호 차장은 사이클링의 장점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하며 엄지를 치켜든다. 그는 이번 트레이닝을 통한 전문 선수의 조언과 훈련 방법이 기량 향상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평소 공단 동호회에서 직원분들과 야외에서 사이클 타는 걸 즐기고 있어요. 그런데 전문적인 지식이나 교육 없이 타니까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기도 해서 사이클링 원데이클래스 체험을 통해 집중 교육을 받고 싶었어요.” 업무 등으로 머리가 복잡할 때면 라이딩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한다는 이성민 과장은 오늘 체험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함께’여서 즐거운 수업과
고강도 트레이닝

사이클링 원데이클래스는 이론 수업과 인도어 트레이닝으로 이루어져 있다. 먼저 이론수업이 시작된다. 올바른 자세부터 수신호, 안전 팁, 자전거 체력을 증진하는 법 등의 다양한 수업을 열심히 듣는 세 사람의 뒷모습이 흡사 초등학교로 돌아간 아이들 같다. “동호인들은 잘못된 정보로 서로 피팅을 해주기도 하는데 그러다 잘못된 자세가 누적되면 허리 및 무릎 통증으로 이어집니다." 강사의 말에 최순호 차장이 격하게 공감한다. 클릿페달의 위치부터 사이클 안장, 핸들 바 등 라이더의 몸에 최적화된 세팅을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이성민 과장의 질문이 쏟아진다.
삼십여 분의 이론 수업이 끝나고 본격적인 레슨이 시작된다. 강사는 와후 스마트 로라가 장착된 사이클을 각자에 맞게 강도를 조정하고, 뒷바퀴를 탈거한다. 이제 집중 훈련에 돌입할 차례다. 그간의 고강도 훈련으로 엄청난 허벅지를 갖게 된 이성민 과장이 스타트 테이프를 끊는다. 최순호 차장과 최재식 차장도 전동식 휠 위에서 사이클링을 시작한다. 인터벌 훈련이 기본이 되어 케이던스*를 높였다 낮췄다 하는 워밍업이 시작된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속도와 페이스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지만, 라이딩 파트너가 있어 즐겁다.
강사는 중간중간 케이던스와 자세를 체크해준다. 피칭을 올릴 때는 빠르게 밀어붙여 인터벌 훈련을 이끌기도 한다. 케이던스가 미친 듯이 올라가고 리커버리를 반복하는 가운데, 3인은 그룹 라이딩을 무사히 마쳤다.
초반 스퍼트를 올려 감탄을 자아냈던 최순호 차장은 끝까지 속도를 유지해 박수를 받았다. 자전거를 오래 타려면 전문가의 피팅은 필수다. 좋아하는 자전거를 오랫동안 통증 없이 탈 수 있게 기초를 다진 느낌이다.

* 케이던스: 분당 페달 회전 수(RPM)

평소 공단 동호회에서 직원분들과 야외에서 사이클 타는 걸 즐기고 있어요.
그런데 전문적인 지식이나 교육 없이 타니까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기도 해서
사이클링 원데이 클래스 체험을 통해 집중 교육을 받고 싶었어요.

일과 삶에 큰 활력을 주는
자전거 동호회

100분 남짓의 ‘특훈’이 끝났다. 볼은 발갛게 상기되고 이마에는 송글송글 땀방울이 맺혔다. 숨을 스타카토로 뿜어내는 최재식 차장의 눈은 반달이 되어 있다.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자고 TV를 보면서 의미 없이 보내던 시간에 운동을 하며 체력이 향상되는 것을 느껴요. 힘들어도 뿌듯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국내 최대의 사이클링 대회인 2024 무주 그란폰도에 참가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우고 있는 이성민 과장은 와후 키커 바이크를 이용한 FTP 측정이 ‘자기분석’에 유용했다고 말한다. “FTP는 제 파워를 수치로 나타낸 것인데 측정 결과 220w가 나왔어요. 강사님께서 꾸준한 라이딩과 자세 교정으로 250w까지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조언해 주셨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퇴근 후면 자전거 학원으로 직행해 ‘방과 후 수업’을 받는 최순호 차장도 오늘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올바른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표한다. “사이클은 페달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돌려서 힘을 아끼면서 멀리 갈 수 있느냐가 중요한 종목이라고 생각해요. 또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자세로 페달을 사용해야 하는데요. 이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이 가장 좋았어요.” 아울러 그는 회사 내 세대가 다른 동호인과 같이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덧붙였다. 이성민 과장도 “선배 직원들과 교류를 통해 업무나 인생의 많은 조언을 들을 수 있어 좋다”고 동호회의 또 다른 묘미에 대해 귀띔했다. 모든 도전과 시작에는 남다른 의미가 깃들어 있다. 그 특별한 순간의 가치를 함께 나눌 누군가가 있다면 더욱 빛나지 않을까.

Mini Interview

으로 대동단결한 우리

  • 충청본부 최순호 차장

    저는 철도공단 창립 멤버입니다. 공단 20주년이 제 직장 생활 20주년이기도 해서 아주 뜻깊습니다. 20년을 함께하는 사이 정이 많이 들었는데 동호회를 통해 그간 몰랐던 동료, 후배들을 만나게 되어 기쁩니다. 마무리를 언제 하든 그날까지 사이클링을 하면서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건강하게 직장 생활을 하겠습니다.

  • 안전본부 최재식 차장

    자전거를 타면서 20대의 활력을 되찾고 있어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던 건강과 도전정신, 자신감을 말입니다. 출퇴근도 자전거로 하고 있고 가까운 곳은 자전거로 이동합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는 없지만 자전거를 통해 50대가 되도 20대의 활력을 유지하고 싶어요.

  • 경영본부 이성민 과장

    올해는 공단 20주년을 맞는 해예요. 사람으로 말하자면 스무살 성인이 된 거죠. ‘스물’ 하면 전 개인적으로 20살 대학 새내기 시절이 생각납니다. 의욕적으로 학교생활도 하고 대학 공부도 했었거든요. 올해는 업무도 열심히 하고 자전거도 열심히 타는 의욕적인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