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마켓인유’

2022년 3월 EU(유럽연합)는 ‘패스트패션’ 규제를 예고했다. 옷을 일회용품과 같이 소비하고 버리는 것을 중단하라는 내용이다. ‘너무 많이’ 만들어지고 ‘쉽게’ 사고 버려지는 옷들이 기후위기를 가속한다는 것이다.
여기 ‘살아가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많이 가지지 않아도 풍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만들게 된 공간이 있다. 서울대학교 교내 벼룩시장, ‘스누(SNU)마켓’에서 시작된 구제 빈티지숍 ‘마켓인유’다.
마켓인유에서 주력으로 판매하는 상품은 익숙한 브랜드들이 많다. 폴로, 타미힐피거, 리바이스, 노스페이스, 컬럼비아 등 다양한 수입 빈티지 의류를 만나볼 수 있다. 세탁이나 수선 및 검수를 통해서 잘 관리된 제품들을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며, 빈티지숍 특유의 퀴퀴한 냄새 대신 잘 관리된 중고 제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켓인유 | @marketinu_official

누구나 멋진 정장을 입을 권리가 있다
‘열린옷장’

서울 지하철 건대입구역 인근에 있는 ‘열린옷장’은 12년째 청년들에게 면접 정장을 빌려주고 있는 정장 기증공유 플랫폼이다. 정장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자 정한 4일간 3만 원의 대여비는 지난 2012년 오픈 이후 그대로다. 열린옷장에는 정장을 포함한 의류 14,789점이 있는데 대여비가 저렴한 이유는 이 옷들이 모두 기증품이기 때문이다. 지금껏 기증자는 10,000명, 대여 건수는 20만 건에 달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의 면접 정장 구매비용 부담을 덜고 사회 선배들의 응원을 전달하고자 시작되어, 현재는 정장이 필요한 사람들 누구나 고민을 해결하도록 돕는 공간으로 거듭났다.
열린옷장은 기증자로부터 옷에 담긴 사연을 받아 이용자들과 공유한다. 사용자들의 후기를 모아 1년에 한 번 옷을 기부한 사람들에게 전달한다. 입지 않는 수많은 정장이 재사용되도록 하여 의류 폐기물을 줄이고, 새 옷 대신 공유 정장을 선택하는 지속가능한 소비문화 확산에도 이바지하고 있다.
열린옷장 | @opencloset_suit

지속가능한 옷은 이미 옷장에 있는 옷
다시입다 연구소의 ‘21% 파티’

‘21% 파티’는 다시입다 연구소가 옷의 환경 파괴를 줄이고 자원 낭비를 막기 위해 시작한 ‘전 국민 옷 바꿔 입기’ 캠페인이다. 행사 이름인 ‘21%’는 사 놓고 입지 않는 옷의 평균 비율이 21%라는 점에 착안해 기획됐다. 이미 만들어진 옷의 수명을 최대한 늘려 사용하는 등 버려지는 옷을 줄이자는 취지다.
파티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면 ‘굿바이 헬로우 태그’(Good bye Hello Tag)와 가져온 옷 수만큼의 교환 쿠폰을 나누어 준다. 굿바이 헬로우 태그에는 자신이 이 옷을 언제 어디에서 왜 샀는지, 왜 더 이상 입지 않게 됐는지 옷에 얽힌 사연을 적으면 된다. 과거 여행지에서 산 옷, 살이 쪄서 더는 입을 수 없는 옷 등이 새 주인을 만나는 과정도 직접 볼 수 있는 쏠쏠한 재미가 있다.
멀쩡하지만 안 입는 옷들이 주인공인 21% 파티는 온라인으로 파티 참가 신청서를 작성한 후, 파티 당일 안 입는 옷들을 챙겨와 다른 옷들과 바꿔 입으면 된다. 의류 교환뿐 아니라 재봉틀 수선, 핸드페인팅 커스텀, 스타일 가이드 등 지속가능한 의생활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
다시입다 연구소 | @wearagaincampaign

3개월 동안 33개의 아이템만 착용
《프로젝트 333》

‘프로젝트 333’은 3개월 동안 옷, 액세서리, 신발 등을 포함해 33개의 아이템만을 착용하는 미니멀리스트 패션 챌린지다. 한 개인의 챌린지로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전 세계로 확산되어 ‘가볍게 입고 가볍게 살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의 커뮤니티이자 운동으로 성장했다. 책 《프로젝트 333》은 옷장을 열 때마다 ‘입을 옷이 없다’거나 ‘옷장을 비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든다면 한 번쯤 시도해 볼 만한 작은 도전을 담았다. 비우다 보면 의외로 삶이 풍족해진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코트니 카버 | 생각지도 | 2022.09.07

삶을 바꾸는 작은 실천
《지구를 살리는 옷장》

동물과 사람을 착취하지 않는 옷이란 무엇일까. 책 《지구를 살리는 옷장》은 지속가능한 패션을 향한 두 저자의 여정을 담았다. 거대한 규모의 패션 산업이 지닌 문제점과 동물성 소재 사용에 대한 고민, 그리고 지속 가능한 패션을 위해 생산자이자 소비자로서 실천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수록했다. 비거니즘이 단순히 음식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실천하는 철학이라는 점을 되짚으며 오래가는 의생활을 완성할 수 있다.
박진영, 신하나 | 창비 | 2022.04.25

불편하지만 마주해야 하는 진실들
《지구인을 위한 패스트 패션 보고서》

고민 없이 구매하고 망설임 없이 버리는 패스트 패션이 어떻게 지구 환경을 파괴하고 소중한 생명을 고통받게 하는지 알기 쉽게 설명한 아동서다. 우리 삶에 깊숙이 파고든 패스트 패션의 문제점을 짚어 보며, 자본주의, 생물 다양성 그리고 파리기후변화협약까지 다양한 키워드를 들려준다. 책에 담긴 이야기는 비록 우리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반드시 마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이야기들이다.
민마루 | 썬더키즈 | 2021.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