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잇그린’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쓸던 2020년에 설립된 회사다. 창업 전 유엔개발계획(UNDP)의 환경·에너지 분야 컨설턴트로 활동하던 김선 대표는 코로나19로 사람들의 재택근무가 늘어나며 배달 쓰레기가 급증한 모습을 보고 문제의 심각성을 느꼈다.
“배달 음식 쓰레기가 아이들 놀이터까지 뒤덮는 상황을 목격하게 됐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애초에 쓰레기가 나오지 않으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친환경 서비스는 없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다회용기 서비스 ‘리턴잇’이 출시됐습니다.”
리턴잇은 배달 앱에 최초로 다회용기를 도입한 서비스다. 배달 앱 사용자들이 옵션으로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있고, 식사 후 QR로 반납 신청을 하면 리턴잇이 용기를 수거해 간다. 남은 음식 그대로 뚜껑을 닫아 내놓기만 하면 되니 사용자 입장에서는 일회용품과 잔반을 처리할 필요가 없어 더 간편하다.
현재 배달 앱에 입점한 모든 가게가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처음 리턴잇 서비스를 접한 업주들은 바쁜 가게 운영 중에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점에 부담감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다회용기를 도입한 후 배달 앱의 ‘다회용기’ 카테고리로 가게가 추가 노출되며 자연스레 홍보 효과를 얻고, “다회용기 사용하는 가게라서 주문해요”라는 단골들도 생기면서 현재 서비스를 도입한 업주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소비자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1인 가구 고객들은 음식물과 쓰레기 처리가 필요 없어 편리하다는 의견이 많고, 아이가 있는 3~4인 가구 고객들은 환경 호르몬걱정 없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많아요. 특히, 최근에는 다회용기로 주문한 후 정성 어린 후기를 남겨 주시는 분들도 많아 저희도 뿌듯한 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잇그린은 사용이 편리한 다회용기를 개발하는 것부터 플랫폼 연계, 물류, 세척까지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운영하며 지속가능한 순환 서비스를 실현해가고 있다. 2024년에는 환경부로부터 환경표지 인증을 받으며 자원 순환성 향상과 지역 환경오염 감소에 기여한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기도 했다.


리턴잇 서비스는 2024년 서울 5개 구, 경기 1개 시, 인천 1개 구로 서비스를 추가 확장했으며, 이용량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잇그린은 이용량 증대를 위해 지역 확장뿐만 아니라 다양한 행사와 장소에서도 리턴잇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야구장과 각종 축제, 오피스 도시락 등이다.
2022년 전국 최초로 잠실야구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했고, 이후 SSG랜더스필드와 KT위즈파크로 서비스를 확장했다. 최근에는 친환경 축제 우수사업자로 안성시장 표창을 받으며 지속가능한 친환경 서비스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약 57만 명이 방문한 ‘2024 안성맞춤 남사당 바우덕이 축제’에서 37곳의 식음료 부스에 다회용기를 공급했습니다. 일회용 폐기물 15,939kg, 온실가스 13,213kgCO2eq, 미세먼지 509kg을 절감하며 나무 100여 그루를 심는 효과를 냈어요. 관람객들은 ‘일회용 쓰레기가 사라져 쓰레기통이 넘쳐흐르지 않아 좋다’, ‘다회용기에 손잡이가 있어 들고 다니기 편리하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축제 최초로 다회용기 배달을 도입해 외부 일회용기 반입을 차단했던 ‘2024 서울숲재즈페스티벌’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또한, 잇그린은 뚝섬 한강공원에 다회용기 반납함을 설치해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이 더욱 편리하고 깨끗하게 배달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지속가능한 배달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다양한 장소에서 리턴잇 서비스를 운영 중입니다. 이러한 노력을 이어가 올해는 여의도 한강공원까지 서비스를 확대해 진행할 계획입니다.”


“리턴잇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다회용기가 일회용기보다 위생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바꾸는 일인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일회용기는 새것이라 깨끗할 거라 생각하시지만, 실제 오염도 기준을 비교했을 때 저희가 세척한 다회용기가 일회용기보다 4배 이상 청결한 상태를유지하고 있어요.”
리턴잇 다회용기는 철저한 7단계 세척 시스템(애벌세척-불림-스팀세척-헹굼-건조-살균소독-검사)을 통해 깨끗하고 안전하게 세척된다. 잇그린은 소비자들의 고정관념을 바꾸고자 세척 과정을 영상 등의 콘텐츠로 제작해 다회용기의 안전성과 청결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잇그린은 올해 다회용기 배달 서비스의 지역 확장을 통해 전 지역에서 다회용기 배달을 운영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점차 다회용기 배달을 보편화해 보다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 자연스레 친환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김선 대표는 설명했다.
“텀블러를 챙기거나 다회용기로 포장하는 일이 번거롭다고 느끼는 분들도 많으실 겁니다. 하지만 환경을 위한 실천이 꼭 어렵고 불편할 필요는 없습니다. 잇그린은 많은 사람들이 환경과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고 있습니다. ‘다회용기’ 클릭 한 번으로 쓰레기 없는 간편한 배달을 이용하고, 나아가 지속가능한 배달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동참해주세요.”
잇그린은 향후 단순히 다회용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탄소 저감을 실현해 탄소배출권을 판매하는 기후 변화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탄소 중립이 모두의 숙제가 된 시대, 이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