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나의 목적, 단 하루의 여행

언젠가부터 SNS상에는 당일치기로 국내 여행을 다녀온 사진을 인증한 게시물들이 부쩍 많아졌다. 게시물 속 여행지는 부산, 속초 등 관광지로 원래 인기 있던 도시들부터 여행지로 잘 언급되지 않던 소도시들까지 다양하다. 과연 하나의 지역을 여행하기에 하루라는 시간은 충분할까? 왜 이런 형태의 여행이 유행하게 된 것일까?
우리가 흔히 기존에 생각하던 ‘여행’은 한 지역에서 적어도 ‘1박’을 하며 그 지역의 관광지와 유명한 식당, 가볼 만한 곳들을 두루두루 둘러보고 오는 식이었다. 하지만 당일치기 여행은 단 하나의 목적을 위해서도 떠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오직 빵을 사러 대전으로 여행을 가는 식이다. 당일치기 여행이 보편화되면서 한때 일명 ‘노잼도시’로 불렸던 대전은 전국에서 사람들이 ‘빵지순례’를 오는 인기 여행지로 다시 태어났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여행이 인기를 얻자 정부와 지자체들도 다양한 당일치기 여행 코스를 선보이고 있다. 새로운 당일치기 여행지를 소개하고 추천하는 콘텐츠들도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짧지만 확실한 기분 전환

당일치기 여행의 가장 큰 장점은 부담이 적다는 점이다. 긴 시간을 빼지 않아도 되고, 경비도 비교적 적게 든다. 일상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도 빠르게 기분 전환을 하고 올 수 있으니 효율적이고 가성비 좋은 여행이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준비해서 떠나는 대단한 일탈은 아니지만, 잠깐의 특별한 순간을 맛볼 수 있는 ‘일상 속 여행’이라는 점도 당일치기 여행의 매력이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충전이 보장되는 여행이 바로 당일치기 여행인 것.
각자의 관심사와 취향에 따라 떠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커피를 좋아해서 강릉으로 카페 투어를 가고, 대나무숲을 보러 담양에 가고, 궁 투어를 위해 서울 여행을 가는 식의 목적이 확실한 여행. 이러한 취향 저격의 여행은 하루면 충분하다.

당일치기 여행 트렌드의 숨은 공신, 철도

당일치기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특히 철도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전국 각지로 뻗어 있는 철도망 덕분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빠르고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속철도 노선이 꾸준히 늘어나며 주요 도시 간 이동 시간은 점점 더 단축되고 있다. 일반철도 노선도 더욱 촘촘해지며 전국의 여러 소도시까지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덕분에 아침 일찍 떠나 하루를 충분히 즐긴 뒤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여행이 수월해졌다. 특히 철도는 일정이 예측 가능하고, 이동 중에도 창밖 풍경을 감상하거나 독서를 하는 등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당일치기 여행의 피로도를 낮춰준다. 철도가 없었다면 하나의 목적을 위해 훌쩍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 문화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지금처럼 확산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