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시 꽃봉오리가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여기, 움트는 계절을 만끽하고 사랑을 나누기 위해 가족의 손을 잡고 부산으로 떠난 사람들이 있다.

writer. 임지영 photographer. 이도영

바다를 따라 달리는 시간,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

바다를 따라 달리는 낭만의 선로
아름다운 부산의 수려한 해안 절경을 배경으로 열차가 달린다. 꿈같은 풍경이 엄연한 현실로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의 SNS에 등장하며 화제가 된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가 부산 동쪽에 자리하고 있다.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는 동해남부선 복선 전철화로 기존 노선이 우회됨에 따라 열차 운행이 중단된 미포~청사포~송정 구간을 친환경적으로 재개발한 공간으로, 현재는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따라 해운대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운행하며 부산의 대표적인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해변열차는 해운대 미포에서 청사포를 거쳐 송정까지 시속 15km의 여유로운 속도로 왕복 운행하며 교통수단도 겸비한다. 스카이캡슐은 미포에서 청사포까지 2km 구간을 7~10m 높이의 공중 레일에서 자동으로 운행하는 4인승 캡슐이며, 시속 4km의 더 여유 있는 속도로 운행해 관광객들에게 낭만적인 추억을 제공한다.

다양한 정거장과 이색 명소들
해운대 블루라인 파크는 팔색조처럼 다양한 즐길 거리를 품은 종합선물세트 같은 공간이다. 우선 미포 정거장은 해운대 해수욕장과 가장 가깝다. 또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동시에 운행하고 있어 가장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정거장이다. 그 다음 달맞이터널 정거장은 간이 정거장으로, 터널 안을 무지갯빛으로 구성했다. 터널안으로 들어갈 때의 풍경도 꽤 이색적이라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청사포 정거장 앞 횡단보도는 애니메이션 ‘슬램덩크’의 한 장면과 닮은 것으로 유명해져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포토 스팟으로 알려지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친환경 개발과 지역 상생의 결과
지금은 부산을 대표하는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지만 초기 개발 단계에서는 환경 보존과 지역 개발 사이에 다양한 의견도 있었다. 국가철도공단은 지역민과의 상생을 최우선적 목표로 설정하고 시민토론회 등 다양한 소통 창구를 통해 많은 협의와 논의 과정을 거쳤다. 그 결과, 100% 전기 사용으로 친환경 재개발이라는 목표를 실현했다. 사업이 진행되면서 많은 관광객이 유입되고 지역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자 지금은 지역민도 지역의 명물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해변열차는 지난해 270만 명이 이용했다. 그 중 외국인 관광객이 120만 명이다. 전체이용자의 40%에 육박한다. 부산 관광을 오게 되면 반드시 가고 싶어하는 코스 중 하나로 자리잡았을 만큼 지역 경제나 관광 활성화에 미친 영향도 크다. 한때 한적한 포구 마을이었던 이곳은 지금 부산에서 가장 뜨거운 ‘핫플’로 탈바꿈하고 있다.

달맞이길 따라 노을 맞이
김시욱 차장 ♥ 김혜영 차장 가족

가족과 함께, 특별한 부산 여행
부부의 주말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다. 함께 여행을 떠나는 시간은 이제 특별한 체험이 아닌 자연스러운 일상으로 스며들었다. 이런 이들에게도 오늘 부산 여행은 특별하다. 수려한 해안 절경을 따라 해운대 해변열차와 스카이캡슐을 타고 여유로운 바다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어서다.

입사 동기에서 부부가 되기까지
부부는 2006년 공채 1기 입사 동기로 만났다. 먼저 호감을 가진 쪽은 김시욱 차장이었다. “입사 교육 당시 조별로 PPT 발표를 하는데, 아내가 발표자로 정해졌어요. 부족한 자료를 200% 본인의 재능으로 메우는 모습을 보고 반했습니다.” 입사 교육 마지막 날, 김시욱 차장은 김혜영 차장의 전화번호를 물었고, 이후 하루도 빠짐없이 문자와 전화를 했다. 그렇게 둘은 3년 반 동안 연애를 했다. “하루는 제가 몸이 안 좋다고 말했더니 그날 영남에서 대전까지 보양식을 사 주겠다며 올라온 거예요. 겉으론 왜 이 먼 곳까지 오느냐고 타박했지만 속으론 살짝 감동했어요.” 김혜영 차장은 어느덧 수채화처럼 아련한 그림으로 남은 풍경을 다시금 회상한다. 이후 부부의 연을 맺고 아들 하나, 딸 하나를 낳은 후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해왔다. “보기엔 상남자 같지만 은근 자상하고 섬세한 구석이 있어요. 아이는 함께 키우는 거라며 남편이 좀 쉬라고 배려해줄 때 제일 행복해요.”

지금 이 순간, 사랑이 머무는 곳
부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꼽히는 스카이캡슐 안에서 가윤이가 묻는다. “그런데 엄마랑 아빠는 어쩌다 결혼했어?” 호기심 많은 딸의 질문에 김시욱 차장이 말한다. “답은 하나밖에 없는 거야. 사랑하니까 결혼했지.” 수평선 너머로 노을이 진다. 기다렸던 절경의 시간이다.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가족은 한 곳을 바라본다. 그리고 숨죽여 스마트폰 카메라의 셔터를 누른다. 투명한 스카이캡슐 창 위에 솟아오른 세 개의 실루엣 뒤로 석양이 찬란한 빛을 뿌린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이름, ‘가족’ 을 속삭이듯 말이다.

사랑이 꽃피는 스카이캡슐
김기태 단장 ♥ 이민혜 차장 가족

동기에서 연인으로, 그리고 부산의 추억
산과 바다, 고즈넉한 바닷가 마을 풍경에 둘러싸인 부산이라니, 놀랍고도 생경하다. 고층 빌딩과 키 작은 건물들이 잔잔하게 빛나는 바다를 배경으로 대면하고 있다. 2012년 입사 동기로 만난 두 사람은 2년간 숨바꼭질을 했다. 술래를 맡은 건 주로 김기태 단장이었다. “동기 모임을 하면 할수록 얼굴도 예쁘고 성격도 좋은 아내가 점점 동기에서 여자로 보였어요.” ‘동기로 지내자’던 이민혜 차장의 마음이 바뀐 것은 2년 후 김기태 단장이 부산 발령을 받은 후였다. 늘 곁에 있던 존재의 빈자리는 생각보다 컸고, 이민혜 차장의 그리움을 전해들은 김기태 단장은 마지막 프러포즈를 결심했다. 어느새 ‘힙한’ 관광지로 변신한 청사포는 아직 고즈넉한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정취 속에서 둘은 아쉬움 가득한 데이트를 즐기곤 했던 부산에서의 옛 기억을 더듬어본다.

가족이라는 가장 큰 선물
“엄마, 저것 봐요!” 청사포정거장 스카이캡슐 플랫폼에 들어선 정민이가 역사로 막 들어온 노란 캡슐을 가리키며 말한다. “우린 세 명인데 저기엔 한 명만 탔어요.” 모든 것이 놀랍고 신기할 나이, 네 살이다. 아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김기태 단장이 입을 연다. “가정을 꾸린 것이 인생에서 제일 잘한 일 같아요. 모든 것이 상상했던것, 그 이상이거든요.” 이민혜 차장도 가족이라는 울타리가 생긴 후 삶에 안정감이 생겼다고 말한다. “남편과 아이, 모두 함께 창의성과 놀라움, 열정을 발견하고 있어요. 회사 생활은 물론, 지인들과의 만남, 모두 결국 가족에 중심을 두니까요.”
캡슐에 사이좋게 앉아 주변의 눈시린 풍광을 감상하는 이들 옆으로 숲과 바다, 운치 있는 카페가 스쳐간다. 때로는 뒤를 돌아봐야 하고, 때로는 앞을 내다봐야 한다. 인생과 비슷하다.

엄마, 아빠가 되는 첫 기차표

국가철도공단은 직원 양육부담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육아복지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산·전후 휴가부터 육아휴직까지 원스톱으로
육아휴직제도란 임신 중인 여성근로자, 또는 8세 미만의 자녀를 가진 근로자가 양육을 위해 최대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제도다. 육아휴직 원스톱 패키지란 별도 신청 과정을 줄이고, 산·전후 휴가부터 육아휴직까지 한번에 신청하는 패키지를 말한다. 산전 후 휴가는 최대 90일이며, 60일을 초과하는 기간은 무급이다. 육아휴직은 3년 이내로 분할 사용할 수 있다. 법정 육아휴직 기간은 승진, 퇴직금 산정, 연차 휴가 가산 등의 기초가 되는 근속 기간에 포함된다.

육아와 생활이 유연해지는 탄력근무제
국가철도공단의 탄력근무제는 유급과 무급 제도로 나눠진다. 유급 제도는 임신 중 휴식이나 병원 진료가 필요할 때, 또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의 자녀 돌봄이 필요할 때 단축근무를 할 수 있는 제도다. 육아시간 단축근무의 경우 최대 36개월 이용 가능하다. 무급 탄력근무제는 만 12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6학년 이하의 자녀 양육에 유용하다. 주당 15시간에서 35시간 사이 근무하고, 나머지 시간은 자녀 양육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안전한 직장내 보육시설
공단 본사에는 직장 어린이집이 있다. 매년 1회 사내 게시판을 통해 모집하며 온라인 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김기태 단장-이민혜 차장 부부의 자녀인 정민이가 이곳에 다니고 있다. 출근을 하면서 등원하고 퇴근을 하면서 하원을 시키기 때문에 출퇴근길 걱정없이 아이를 맡겨 육아부담이 적어진다. “어린이집이 회사와 같은 건물에 있다 보니 부모와 아이 모두 마음 편하게 있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죠. 무엇보다 아이가 잘 적응하고 선생님들도 믿을 수 있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김기태 단장-이민혜 차장 부부는 말한다.

이 밖에도 공단은 임신 직원을 대상으로 임산부용 튼살크림을 지원하고 별도의 휴게실을 운영하며, 육아휴직 복귀 및 적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공단의 다양한 육아지원제도가 있었기 때문에 아이 둘을 잘 키울 수 있었죠.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아프리카의 속담처럼 동료직원들의 배려 또한 훌륭한 조직입니다. 튼튼하게 자라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김시욱-김혜영 차장 부부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