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집행부의 수석부위원장에서 9대 집행부의 위원장으로, 위치는 달라졌지만 조합원을 생각하는 마음만큼은 변함이 없다. 아니, 더 단단해졌다. 새로운 ‘캡틴’이 된 이성재 노조위원장을 만나 그가 그리는 노동조합의 꿈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writer. 임지영 photographer. 전석병

Q1. 출근 후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

조합에 방문하는 분들과 마시기 위한 차를 달입니다. 주로 보이차나 벌나무차를 달이는데요. 차를 마시면서 공단 사내 게시판에 매일 아침 올라오는 ‘오늘의 주요 기사’를 쭉 훑어봅니다.

Q2. 개인적으로 대전역 근처에서 제일 맛있다고 생각하는 밥집은 어디인가요?

‘신선칼국수’라는 곳인데요. 물총조개 칼국수 국물이 아주 시원해요. 감자전과 보쌈도 맛있고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돕니다. 우리 직원들이 많이 가는 식당 중 가장 맛있는 밥집이 아닐까 생각해요.

Q3. 위원장님의 특별한 루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아침에 일어나면 시원한 냉수를 한 컵 마십니다. 그리고 건강보조제를 챙겨 먹죠. 그 다음 10분쯤 스트레칭을 하고 수영장에 가서 한 시간 정도 수영을 합니다. 아침 수영을 하면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 없어요. 하루를 힘차게 열어갈 에너지를 얻는 느낌입니다.

Q4. 취임 후 생긴, 가장 눈에 띄는 일상의 변화는 무엇인가요?

지난 8대 노조에서 수석부위원장을 맡으며 사측과 협의하고 교섭하는 것이 주였다면, 지금은 대외활동이 많아졌어요. 특히 상급단체의 각종 회의에 참석하는 일이 늘어나면서 ‘프로회의러’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Q5. 아침형 인간 VS 저녁형 인간, 어느 쪽에 가깝나요?

아침형 인간 쪽에 가깝습니다. 나이가 많아서 그럴까요?(웃음) 남들보다 아침을 일찍 시작해요. 그러면 하루 중 활동적인 시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거든요. 저녁은 오롯이 휴식을 위해 쓰고 있어요.

Q6. 쉬는 날에는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시나요?

주말 집회에 참석하거나 배우자와 자전거 길을 따라 라이딩을 즐깁니다. 한강에서 라면도 먹고 행주산성 부근의 국수집에서 국수도 먹고, 양평 쪽에 갈 때는 양평 매운탕도 먹는 등 맛집 탐방도 합니다. ‘서운’과 ‘스윗’을 오가는 ‘서윗~한’ 주말을 보낸다고 할까요?

Q7. 어린 시절 꿈은 무엇이었나요?

글쎄요. 특별한 꿈은 없었던 것 같아요. 아, 생각났어요. 한때는 과학자를 꿈꾸기도 했어요. 지금과 비교하면… 싱크로율은 제로네요(웃음).

Q8. 꼭 이루고 싶은 버킷리스트가 있나요?

네, 있습니다. 최근 버킷에 담은 목표인데요. 철인3종 경기에 도전하는 겁니다. 수영 1.5킬로미터, 사이클 40킬로미터, 달리기 10킬로미터 구간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내고 싶어요. 바람이 망상이 되지 않도록 요즘 열심히 노력 중입니다. 올해 도전하기엔 무리가 있고, 내년에는 꼭 도전해보려 합니다.

Q9. 스트레스에 ‘치일’ 때 위원장님만의 스트레스 해소법, 디톡스 법이 있으신가요?

스트레스는 쌓아두지 않는 게 중요해요. 쌓아두면 독이 될 수 있거든요. 운동이나 지인들과의 대화로 그때그때 푸는 편입니다. 천변을 따라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하고, 무념무상 걷기도 합니다. 친구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일부러 만들기도 해요.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다 보면 내 마음과도 대화를 할 수 있거든요.

Q10. 노조위원장이 된 후 가족이나 친구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가족들은 응원을 많이 해줬어요. 특히 배우자는 든든한 지원군이고요. 친구들은 “네가? 노조위원장을 한다고?” 의외라며 놀라는 반응이었어요. 놀라는 게 아니라 ‘놀리는’ 반응이었을까요?(웃음) 평소 조용하고 앞에 잘 나서지 않는 편인 제가 노조위원장을 한다니 뭔가 매칭이 안 된 거죠.

Q11. 노조위원장으로 취임한 소감 한 말씀 부탁드려요.

8대 수석부위원장에서 9대 위원장으로 조합원을 위하는 마음은 같지만, 자리가 주는 막중한 책임을 느낍니다. 조합원들이 ‘회사 다닐 맛 나는 최고의 조합’을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12. 노조를 이끌어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요?

집행부의 선거 공약이기도 했는데, 차별 없고 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것입니다. ‘새로운 미래를 조합원과 함께 하는 노동조합’이라는 구호가 단순한 말에 그치지 않도록 차별 없는 조직 문화, 평등한 일터, 일과 삶의 균형을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하고 싶습니다.

Q13. 임기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유연근무제 고도화와 근무환경 개선을 추진해 조합원의 근무 만족도를 제고하고자 합니다. 중복되는 회의와 불필요한 업무, 보여주기식 보고자료 등 이른바 ‘가짜노동’을 줄이고, 노동 조건 향상을 위한 대정부활동과 국회활동을 강화하고 싶습니다.

Q14. 다른 노동조합과 차별화된 우리 노조만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투쟁할 때는 뜨겁게 투쟁하고, 대화할 때는 누구보다 진지하게 대화하는 자세야말로 우리 노조의 강점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노조에서 부러워하는 부분이기도 하고요.

Q15. 조합원들과 더 가까이 소통하기 위해 계획하고 있는 것이 있나요?

매월 찾아가는 집행부 순회간담회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집행부가 현장의 소리를 직접 듣고 이런저런 고충도 해결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Q16. 노조위원장에게 ‘소통’의 진정한 의미는?

낮게 듣고 두루 듣는 것. 소통의 시작은 ‘경청’이라고 생각해요. 진정한 소통은 상대의 목소리를 먼저 듣고 그 다음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Q17. 앞으로 3년 후, 우리 노조는 어떤 모습이 되었으면 좋겠나요?

우리 공단 조직이 커져서 정원도 대폭 늘어나 있으면 좋겠어요. 아울러, 조합원들도 많이 늘어 업무 편중 없이 누구나 워라밸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조합원이 3,000명 이상이 되면 모두 워라밸을 누릴 수 있을 것 같아요.

Q18. 노조와 공단이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미래’는 어떤 모습인가요?

임금과 복지 향상으로 노동의 가치를 높이는 미래 아닐까요? 정부 정책 변화에도 흔들림 없는 임금 구조를 확립하고 다방면의 복지 인프라를 확충하며 조합원 주거와 생활 안정을 지원하고 실생활 중심의 복지가 강화되는 미래를 만들어가려고 합니다.

Q19. 어떤 노동조합을 꿈꾸며, 임기가 끝난 후 어떤 평가를 받고 싶으신가요?

정년연장과 주4일제 논의 등 노동환경에 대한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지금은 우리 노동조합이 한 단계 도약할 기회입니다. 그동안 쌓아온 투쟁과 성과를 발판 삼아, 공공기관 최고의 노동조합으로 거듭나고자 합니다. 조합원과 집행부 모두를 하나의 노동조합으로 잘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너무 욕심일까요?(웃음)

Q20. 마지막으로 조합원들에게 지면을 빌어 한 말씀 부탁드려요.

올해는 우리 노조가 설립된 지 20주년이 되는 뜻깊은 해입니다. 20돌을 기념하기 위해 조합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선물도 준비 중이고요. 노동조합에 관심을 갖고 의견이 있으면 언제든지 목소리를 내어주는 조합원이 되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소 협조: 블루부코(대전 동구 신안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