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역사(驛舍)에는 그 지역만의 특색과 이야기가 숨어 있다. 철도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sources. 책 <철도역 100>

  • 기억과 성장의 나이테
    나주역

    나주역은 1913년 7월 호남선 개통에 따라 나주시 죽림동에 처음 건축되었다. 항일운동역사에서 차지하는 역사적 의의를 간직한 채 묵묵히 자리를 지켜오다, 2001년 호남선 복선화사업 부분 개통으로 영산포역과 통합하면서 나주시청 앞으로 이전하였다. 2020년 광주송정과 목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의 일환으로 나주역은 나주의 자연과 역사를 모티브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였다. 나주 배와 나이테를 형상화한 비정형 돔 형식의 선상역사로 증축하면서도 기존 역사와의 연계성을 살려 개축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기존 역사는 업무시설로 활용되고 있으며, 상부의 세련된 여객시설은 직관적이고 편리한 동선을 자랑한다.

  • 낭만항구의 기적소리
    목포역

    호남선의 시종착역인 목포역은 1913년 약 33만㎡의 바다를 매립한 대지 위에 약 400㎡의 정거장으로 영업을 시작했다. 정치, 군사적 목적이 중요했던 경부선과 경의선과는 달리 곡창지대를 관통하는 철길로, 1896년부터 프랑스에서 철도부설을 요청했을 만큼 경제적 이점이 컸다. 때문에 대한제국 역시 1898년 호남선 관설안을 의결하여 서울에서 목포에 이르는 독자적인 철도를 부설하고자 노력하기도 하였다. 대한민국 최서단에 위치한 목포역사는 1979년에 지어진 건물에 2004년 고속철도 운행을 위한 증축이 이루어져 현재의 모습이 되었다.

소재지: 전남 나주시 죽림길 26

나주역 인근 둘러보기
학생 항일운동의 시작, 나주역 역사공원
1929년 10월 30일, 전국적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학생항일운동의 시작. 그 역사적인 현장이 바로 나주역이다. 옛 나주역(전라남도기념물 제183호)은 자료사진과 사료를 토대로 1929년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이 곳을 중심으로 역사공원이 조성되었는데,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의 전시실은 나주역 사건 전후의 항일운동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있다. 학생운동이 일어난 지 90년 만인 2019년에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이 세워져 학생들의 뜨거웠던 저항정신을 기리고 있다.

소재지: 전남 나주시 금성관길 8

나주 답사 1번지, 금성관 금성관은 나주가 호남의 중심역할을 수행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역사유적이다. 금성관은 그 규모나 명성, 나주고을 한복판이라는 입지조건, 그리고 주변에 나주곰탕이라는 먹거리집이 있어 관광객들에게 ‘나주 답사 1번지’로 손색이 없다. 객사였던 금성관은 근대에는 나주인들의 항일정신을 대표하는 장소였다. 임진왜란 때 의병장 김천일 선생이 이곳에서 의병을 모아 출병식을 가졌고, 명성황후가 시해되었을 때 빈소가 마련되어 나주인들의 항일정신을 고조시킨 곳도 금성관이다.

TIP! 나주역 더 즐기기

나주 영산포는 홍어의 고장이다. 예부터 귀한 손님에게 내놓는 상이나 결혼식, 회갑, 초상 등 집안 소사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산해진미를 차려두어도 홍어가 빠지면 잔칫상으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홍어를 높게 쳤다. 과거에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가 영산강을 따라 올라오면 일주일간 자연 발효되어 독특한 맛의 홍어가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전라도 대표 음식이자 웰빙식품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소재지: 전남 목포시 삼학로92번길 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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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들의 낭만공간, 삼학도
삼학도는 목포 사람들에게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진 낭만의 섬이다. 1935년 가수 이난영이 부른 ‘목포의 눈물’에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었다. 일제강점기와 산업화를 거치며 아름다웠던 풍광이 사라지는 아픔을 겪었지만, 연인을 그리워하다 학으로 변한 섬의 전설을 간직한 채 연인들이 찾는 낭만 공간으로 옛 명성을 되찾아가고 있다. 해질 무렵 삼학도의 풍경은 바다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과 함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낭만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재지: 전남 목포시 영산로29번길 6

조선 4대 도시의 기억, 목포근대역사관 목포라는 지명은 나무와 목화의 생산지 또는 배들이 오가는 길목이라는 뜻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목화가 자라는 배들의 길목. 이런 이유로 작은 포구에 불과했던 목포가 조선 4대 도시로 성장하며 근대 목포의 모습이 만들어지게 된 것이다. 근대 목포의 대표적인 상징이 목포근대역사관이다. 옛 일본목포영사관이자 옛 목포 시립 도서관이기도 했으며, 흰색 벽돌로 만들어진 수평 무늬 외벽, 독특한 창문 아치와 그리스 양식의 지붕으로 당시 목포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아름다운 건물로 손꼽혔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의 모델이기도 하다.

TIP! 목포역 더 즐기기

국내 최장 3.23km를 왕복 40분 동안 다도해의 비경을 즐길 수 있는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유달산의 기암괴석을 내려다보는 재미가 특별하다. 그중 노적봉은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당시 군량을 쌓아 놓은 것처럼 속여 왜적을 무찔렀다는 일화가 전해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