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하루 물 사용과 에너지 소비

우리나라 1인당 하루 물 사용량은 303.9L다. 2L 생수병으로 약 152개 분량에 해당하는 양이다. 이 물을 정수하고 공급하는 데는 1톤당 약 1.5kWh의 전력이 소모된다. 이는 LED 전구 15개를 10시간 동안 켤 수 있는 에너지와 비슷하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물 뒤에는 이렇게 보이지 않는 에너지 소비가 숨어 있다.

뜨거운 물과 이중 소비

뜨거운 물을 사용할 때는 물을 끌어올리는 전력과 데우는 에너지가 동시에 소모된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체 에너지 중 약 20~30%가 온수 사용에 쓰인다. 10분 동안 뜨거운 물로 샤워할 경우 약 2k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며, 이는 소형차로 약 8km를 주행할 때 나오는 양과 비슷하다. 뜨거운 물은 물 소비뿐 아니라 에너지 낭비를 두 배로 키운다.

하수처리장의 숨겨진 전력 소모

우리가 사용하고 흘려보낸 물은 하수처리장에서 다시 정화된다. 하수 1톤을 정화하는 데는 약 0.5~0.8kWh의 전력이 필요하며, 국내 전체 하수처리장의 연간 전력 소비량은 약 4,000GWh에 이른다. 이는 약 30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하는 전력량과 비슷한 규모다. 하수처리장은 도시 에너지를 삼키는 조용한 블랙홀이다.

일상 속 사라지는 물과 에너지

샤워 중 멍때리기, 양치할 때 물을 틀어놓기, 반만 찬 세탁기 돌리기, 설거지할 때 물을 흘려보내는 습관 속에서 우리는 매일 수백 리터의 물과 함께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다. 수도꼭지를 닫는 작은 습관 하나가 미래의 물과 에너지를 지키는 시작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