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스마트 기술이 도입되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을 하나로 이어주는 힘은 BIM이다. BIM은 건설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데이터를 통합하는 ‘스마트 건설의 허브’다.

writer. 편집실

BIM이란 무엇인가?

BIM의 정의

BIM의 아버지라 불리는 척 이스트먼(Chuck Eastman)이 제시한 정의는 다음과 같다.
“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BIM) is a modeling technology and an associated set of processes to produce, communicate, and analyze building models.” 척 이스트먼의 정의는 ‘디지털 모델’ 그 자체뿐 아니라 협업·정보 관리·분석 등 과정까지 포괄하는 총체적 개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척 이스트먼 이후 학자들은 BIM의 개념을 계속 확장해 왔다. 키비니에미(Kiviniemi) 교수는 특히 정책과 표준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성공적인 BIM 도입을 위해서는 정책·협업 프로세스·기술 세 가지 요소가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해야 한다고 보았다.
키비니에미의 정의는 IoT·AI·로봇 등 스마트 기술 간의 통합은 정책·프로세스 요소를 명확히 해야 가능하다는 점, 국제표준 ISO19650 등에서 강조하는 정보 관리 프레임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최근 BIM 업계에서 널리 채택되고 있다.

BIM 표준정의

우리나라의 경우 국토교통부가 2020년 12월에 발표한 「건설산업 BIM 기본지침」에서 BIM을 ‘시설물의 생애 주기 동안 발생하는 모든 정보를 3차원 모델 기반으로 통합하여 건설 정보와 절차를 표준화된 방식으로 상호 연계하고 디지털 협업이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전환 체계(Digital Transformation)’라 정의하고 있다.

BIM 도입 효과

계획 단계

초기 계획 단계에서 BIM을 활용하면 드론·라이다로 3D 지형을 생성하고 철길의 모양인 철도선형을 사전에 검토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설계 요구 사항과 시공 내용을 명확히 정의하고 초기 비용도 보다 정확하게 추정할 수 있다.

설계 단계

자동 설계 변경 기능과 3D 모델 시각화 덕분에 더 높은 정확도를 확보할 수 있다. 또한 BIM 모델에서 추출한 도면과 문서를 바탕으로 검토를 진행하면 오류를 줄이고 재설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시공 단계

도면을 별도로 생성하지 않고 BIM 모델에서 바로 추출할 수 있어 작업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장비 운용 시뮬레이션 등 정밀한 시공 계획을 통해 공사를 간소화하고 안정성을 확보하며, 불필요한 폐기물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협업을 촉진하여 공정 간 충돌 및 간섭을 더 쉽게 검토할 수 있다.

유지 관리 단계

설계와 시공 단계 동안 수집된 BIM 데이터는 정보교환 표준기준(COBie)에 의거하여 유지관리에서 필요한 정보로 지속적으로 축적·추출하여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철도 BIM 어디까지 왔나?

지침 연대기

국가 BIM 전략 방향

국토교통부는 2010년 초반부터 BIM 도입을 위한 계획 및 전략을 수립해 왔다. 「건설산업 BIM 기본지침(2020.12)」과 「건설산업 BIM 시행지침(2022.7.)」을 마련했으며, 정책적으로는 건설 전 과정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1,000억 원 이상 공공공사에 대해 2023년부터 BIM 도입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국가철도공단,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등 발주청은 실제 업무 프로세스를 고려한 BIM 적용 지침을 마련했다.
정부, 학계, 민간 등 건설산업 전반에서 BIM 확산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2차원 도면 기반으로 운영되던 절차나 체계 등을 단기간에 BIM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BIM 활성화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철도 BIM 활성화 계획

국가철도공단은 BIM 적용 확대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고 기술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2025년 2월 철도 BIM(TF) 조직을 신설했다. 이후 2025년 5월에는 실질적인 추진 계획을 수립하고 이행하며, 철도 분야에 BIM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단기적으로 공단은 철도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 등 모든 단계에 BIM을 전면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고 중요한 현안들을 정리하고 있다. 세부 과제는 8개 분야 총 19개이며 주요 내용은 전사적 BIM 역량 강화, 통합 설계 BIM 확대, Hold Point 기반 BIM 설계 심사 시행, 대가 체계 마련, 유지관리시스템(RAFIS) 연계 BIM 구축 등이다. BIM 플랫폼 구축, PQ 평가 기준 개정 등을 통해 민간의 BIM 활성화 추진 동력을 마련한다. 각 과제는 설계사·시공사 등 외부 전문가를 포함한 BIM협의체에서 이행 사항을 점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철도 BIM 적용 현황

지침 연대기

공단은 2020년 4월 「철도 BIM 적용 방안」을 수립한 이후 총 122건, 20조 2,574억 원 규모의 철도 사업에 BIM을 반영해 발주했다. 기존에는 설계 중심의 BIM 활용이 주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현장에서도 BIM을 적용하기 위해 시공 BIM 활용 방안을 발굴하고 다른 기술과의 접목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BIM 기반 스마트 건설 현장

평택~오송 1공구는 스마트 건설 기술과 BIM을 활용한 대표적인 현장이다. 이 현장에서는 BIM을 중심으로 설계부터 시공, 그리고 유지 관리까지 각 단계에 맞는 최적의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공사 전 단계에서는 국토지반DB와 레이저 스캐너를 통해 얻은 정보를 BIM에 반영했다. 3D 구조물과 공정을 미리 시뮬레이션하여 설계를 검증했다. 또한 BIM 설계 시 만들어진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설계를 자동화했고, BIM 모델로 흙을 파내는 양을 정확하게 계산하여 공사 전 효율성을 높였다. 공사 중 단계에서는 미리 만들어진 구조물(프리캐스트)을 사용해 품질을 높였다. BIM 시뮬레이션을 통해 공사의 안전성을 확보했다. 이 외에도 드론을 이용한 정밀 측량, UWB(Ultra-Wideband) 및 IoT 센서, 현장 순찰 로봇, 장비 관제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로 수집한 정보를 스마트 통합 관제 시스템(OSM)으로 실시간으로 모으고 있다. 이러한 기술들을 통해 디지털트윈 현장을 구축하여 안정성과 시공성을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BIM AR 체험 전시 소개

지난 6월, 부산에서 열린 ‘2025 부산국제철도기술산업전’ 국가철도공단 부스에서 체험형 콘텐츠의 일환으로 ‘BIM AR on Table’을 전시했다. 관람객은 직접 태블릿을 사용해 CAD(2D) 도면 위에 BIM 모델(3D)이 겹쳐지는 모습을 체험할 수 있다. 전주역, 남한강교 같은 친숙한 철도시설물을 활용해 기존 CAD(2D) 접근 방식과 BIM 모델을 비교함으로써, BIM의 시각화 효과 등 건설 관리에 활용 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관람객이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