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트렌디한 식사법,
채식

채식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하고도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전 세계적으로 교통수단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이 바로 축산업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건강이나 체질상의 문제로 채식을 찾는 사람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점점 많은 이들이 개인의 건강뿐 아니라 환경 보호나 동물 복지를 위해 채식을 택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15만 명에 불과했던 국내 채식 인구가 2021년에는 250만 명까지 늘어났다. 물론 250만 명이 모두 육류 및 동물성 식품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비건이란 의미는 아니다. 채식에도 여러 단계와 유형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비건(Vegan)’은 채소와 곡물, 과일 등 식물성 식품만을 섭취하는 ‘완전 채식’을 말한다. 동물에서 나온 우유와 계란은 물론, 벌이 만든 꿀도 먹지 않는 단계다. 우유, 치즈, 버터 등 유제품까지 섭취하는 채식은 ‘락토 베지테리언(Lacto Vegetarian)’이라 한다. 유제품은 피하지만 계란 등 난류를 허용하는 채식은 ‘오보 베지테리언(Ovo Vegetarian)’이라 부른다. 유제품과 달걀까지 허용하는 채식은 ‘락토오보 베지테리언(Lacto-Ovo Vegetarian)이라 하며, 일반적으로 ‘베지테리언’이라 하면 이 단계라 볼 수 있다.
앞에 설명한 유형들보다 조금 더 가벼운 ‘준채식(Semi-Vegetarian)’의 단계도 있다. 고기는 먹지 않지만 생선과 해산물, 유제품, 난류까지 허용하는 유형은 ‘페스코 베지테리언(Pesco Vegetarian)’이라 한다. 닭고기, 오리고기 등은 허용하되 붉은 살코기를 먹지 않는 유형은 ‘폴로 베지테리언(Pollo Vegetarian)’이다. 마지막으로, 상황에 따라 비건식과 일반식을 병행하는 유동적 채식 단계를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라 한다. 최근에는 고기로 우려낸 육수는 먹되 덩어리 고기는 먹지 않는 일명 ‘비덩주의’유형도 늘고 있다. 채식 입문자라면 이처럼 유연한 준 채식 단계부터 부담 없이 시작해보는 것을 권한다.
  • 식탁 위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습관,
    저탄소 식단

    육류 소비만 줄인다고 해서 환경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채식을 하기 위해 수입산 채소와 곡물 위주의 식단을 구성한다면 탄소 배출량을 줄인 것이라 보기 어렵다. 식품이 소비자에게 이르기까지의 이동거리, 즉 ‘푸드 마일리지(Food Mileage)’가 커질수록 운송 과정에서의 탄소 배출량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재료 준비부터 뒤처리까지 식사의 모든 과정에서 탄소 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저탄소 식단’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에서의 실천법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첫째, 국내 식품의 소비를 늘리고 특히 로컬푸드를 애용하자. 로컬푸드란 흔히 반경 50km 이내에서 생산된 지역 농산물을 말한다. 장거리 운송을 거치지 않으니 탄소 발생도 줄고 더욱 신선한 식품을 먹을 수 있다. 제철 먹거리를 활용하면 자연스레 로컬 식재료를 선택할 수 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직접 텃밭에서 채소를 길러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요즘은 베란다 텃밭, 실내 텃밭 등을 조성해 내가 먹을 신선한 작물을 직접 재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둘째, 먹을 만큼만 요리해 음식물 낭비를 줄이자. 음식물 쓰레기는 분해 과정에서 메탄을 방출한다. 메탄이 지구 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이산화탄소보다 무려 34배 높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음식물을 남기지 않는 것이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매우 중요한 열쇠가 될 수 있다. 장을 볼 때는 미리 계획한 식품만 구입해 적정량의 음식만을 만드는 것이 좋으며,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포장해오는 것도 바람직한 습관이다.
    셋째, 배달 음식만 줄여도 환경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배달에 흔히 쓰이는 오토바이는 소형 승용차 보다 더 많은 대기오염 물질을 배출한다. 또한 음식포장을 위해 사용되는 일회용품 쓰레기의 양이 상당하다. 부득이하게 배달 음식을 주문해야 한다면 꼭 ‘일회용 수저, 포크는 빼주세요’ 문구를 클릭하는 것을 잊지 말자.
    마지막으로, 동물성 단백질을 콩, 두부와 같은 식물성 단백질로 대체해보자. 앞서 이야기한 채식은 저탄소 식단의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완벽한 1명의 비건보다 10명의 불완전한 채식 지향인이 환경을 위해 더 낫다’는 말이 있다. 완전한 채식으로 식단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면 하루에 한 끼라도, 혹은 일주일에 하루라도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채식을 실천해보자. 나의 건강과 삶, 나를 둘러싼 세계가 모두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게 될 것이다.

  • 착한 한 끼를 위한 캠페인

    #채소한끼최소한끼

    #고기없는월요일 #용기내챌린지

    혼자서 친환경 식습관을 만들어 나가기가 어렵거나 지루하다면 같은 가치를 공유한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캠페인에 동참해보자.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는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진행하는 1일 1채식 캠페인이다. 그린피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육류 소비량을 50%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지속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그린피스에 따르면 모든 사람이 채식 위주로 식단을 바꿀 경우 지금 사용되는 땅의 75%는 덜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식습관을 바꾸는 것만으로 야생산림을 보호하고 더 많은 건강한 음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린피스 코리아 (www.greenpeace.org/korea/) 에서는 ‘채소 한 끼, 최소 한 끼’ 캠페인 동참을 약속한 사람들에게 이메일로 다양한 채식요리법이 담긴 레시피북을 보내준다. 온라인 요리책을 받은 사람들은 레시피대로 요리한 후 개인 SNS에 #채소한끼최소한끼 #채세권 해시태그와 함께 사진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고기 없는 월요일(Meet Free Monday)’은 비틀즈의 멤버 폴 매카트니가 공장식 축산업의 문제점 등을 이유로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채식을 하자고 제안한 캠페인이자 현재 이 캠페인을 이끌고 있는 비영리 시민단체의 이름이다. 폴 매카트니는 이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부터 채식을 실천하며 채식의 효과를 설파해오다 2009년 지구 온난화를 주제로 열린 유럽의회 토론회에서 공식적으로 이를 제안했다. “일주일 중 하루면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활동 중인 고기 없는 월요일은 현재 전 세계 40여 개국이 동참하는 캠페인으로 확산되었다. 이들은 공공기관, 학교, 시민단체, 기업 등을 대상으로 주 1회 채식 급식을 제안하며 환경과 먹거리에 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에도 2010년 ‘한국 고기 없는 월요일 (www.meatfreemonday.co.kr) ’이 설립되어 현재까지 다양한 분야의 활동가들이 활발히 활동해오고 있다.
    ‘용기내 챌린지’는 음식 포장으로 발생하는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와 에코백 등에 음식과 식재료를 포장해오자고 제안하는 그린피스의 캠페인이다. 식당 등에서 음식을 포장해올 때 처음엔 조금 어색할지라도 한 번만 용기 내어 준비해온 용기에 음식을 담아온다면 플라스틱, 비닐 등의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생활 속에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 중인 많은 사람들이 용기내 챌린지에도 참여하며 이를 SNS 등에 활발히 공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