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붙잡는 벨트

안전벨트

안전벨트는 탑승자의 안전을 지키는 자동차의 가장 기본적인 안전장치다. 안전벨트를 착용한 상태에서 사고 발생 시 사망률이 45% 줄고 중상률이 50% 감소한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지금은 우리나라도 전 좌석 벨트 착용이 의무화될 만큼 안전벨트가 없는 자동차를 상상할 수 없는 시대지만, 사실 지금처럼 모든 차에 안전벨트가 설치된 것은 40~5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안전벨트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1913년, 전투기 조종사들의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당시 사용됐던 허리를 묶는 방식의 2점식 안전벨트는 자동차 사고에서는 효과적이지 못했다. 이에 1959년 자동차 회사 볼보가 어깨와 허리를 감싸는 방식의 3점식 안전벨트를 개발했고, 이후 특허권을 개방해 전 세계 모든 자동차에 3점식 안전벨트를 장착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부터 자동차에 안전벨트 장착이 의무화됐고, 1986년에 와서야 앞좌석 안전벨트 착용이 의무화됐다.
그렇다면 철도 교통수단에는 왜 안전벨트가 없을까? 기차는 자동차와 달리 갑자기 속도가 줄어 승객의 몸이 튕겨 나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안전벨트가 있으면 위급상황 시 재빠른 대피와 구조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철도에는 안전벨트가 설치되어 있지 않다.

물 위 안전 필수품

구명조끼

평소 수영을 즐기던 사람이라도 갑자기 물에 빠지는 상황이 되면 공포감 때문에 발버둥 치다 물속에 잠기는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구명조끼는 이러한 수중 사고를 막는 중요한 안전 장비다.
지금과 같은 조끼 형태의 구명 장비가 처음 사용된 것은 1850년대, 영국의 왕립 구명정 협회에서 개발한 코르크재 구명조끼였다. 협회는 이 최초의 구명조끼를 바탕으로 실험과 연구를 거듭해 표준화된 구명조끼를 만들었다. 이후 코르크의 한계를 보완할 재료에 대한 연구가 계속돼 1904년에는 아욱과 나무의 섬유질인 케이폭을 사용한 구명조끼가 개발됐다.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미국 한 어촌의 사업가가 발명한 팽창형 구명조끼 B-4가 미군과 연합군에 보급됐다. 높이 70cm, 폭 32cm, 두께 3cm 정도 크기의 카키색 조끼로, 고무 재질의 공기주머니가 들어있어 부력이 상당히 뛰어났다.
1960년에는 마침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형태의 구명조끼가 개발되어 구조 시 잘 보이도록 오렌지색 등 밝은색이 칠해졌다. 최근에는 물속 저체온증을 막기 위한 자동 발열 구명조끼, 조난자의 위치를 자동 송출하는 GPS 구명조끼 등 여러 기능을 갖춘 구명조끼들이 사용되고 있다.

화재 조기 진압의 일등 공신

화재경보기

화재 상황에서 골든타임 내 신속한 대피를 유도하고 초기 진압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화재경보기. 불과 170여 년 전만 해도 인류는 경보기 대신 교회 종소리에 의존해 화재 상황을 알려야 했다.
화재에 대한 반응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전기 화재경보기가 개발된 것은 1845년. 화재를 목격한 사람이 전기신호를 이용해 소방대에 알리는 시스템이었다. 수동으로 유리를 깨 버튼을 누르는 방식의 화재경보기와 유사한 방식이다. 전기 화재경보 시스템은 이후 지속적인 개선을 거치며 전 세계의 수많은 생명을 구했다.
화재로부터의 안전을 위한 인류의 연구는 이후로도 계속됐다. 1894년에는 살아있는 새를 이용한 화재경보기가, 1902년에는 버터를 이용한 전기장치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러다 1947년 스위스에서 연기에 반응하는 이온화식 경보기가 개발됐다. 초창기의 화재경보기는 부피가 크고 오작동이 많았지만 점차 단점을 보완하며 진화해갔다. 현재는 스마트폰 앱으로 조정되는 화재경보기도 출시됐고, 연기의 농도 변화를 체크하고 연기의 종류를 감별하며 순차적으로 위험 정도를 파악해 알려주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전염병에 대비한 모의 전투

백신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난 2년간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중 하나가 바로 ‘백신’일 것이다. 백신은 우리 몸에 적(병원체)이 들어왔을 때 제대로 싸울 수 있도록 약화한 병원체를 투입해 모의 전투를 시행함으로써 면역력을 얻는 원리다. 인류는 기원전 430년경부터 전염병을 앓다 회복된 사람은 같은 병에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이를 백신의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기까지는 오랜 세월이 걸렸다.
인류 최초의 백신은 1796년 영국에서 개발된 천연두 바이러스 백신으로, 인간에게는 가벼운 질병인 우두(소천연두)로부터 천연두에 대한 면역력을 얻어낸 것이었다. 우두법은 당시 치사율 40%에 달하던 공포의 감염병 천연두로부터 수많은 생명을 구해냈다. 이후 프랑스의 미생물학자 파스퇴르는 특정 질병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추출해 인공적인 백신을 만드는 데 성공했고, 새로운 전염병이 나타날 때마다 인류의 백신 개발 연구는 이어졌다. 1940년대 전 세계 아이들 사이에 대유행했던 소아마비는 1953년 불활성화 백신과 1960년대 활성 경구 백신 개발에 성공하며 1979년 공식적으로 종식을 알렸다.
백신에 대한 불신은 어느 시대에나 존재했지만, 역사적으로 백신 접종을 통한 집단 면역이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인간의 생명을 구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