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숙원사업의 첫 삽을 뜨다

지난 10월 18일, 속초 엑스포 잔디광장에서 강원지역의 오랜 숙원사업인 동서고속화철도(춘천~속초) 착공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행사가 열렸다. 동서고속화철도는 서울에서 춘천까지 연결된 철로를 속초까지 연장하는 사업이다. 2027년 말 완공 개통하면 서울 용산에서 속초에 이르는 동서 횡단 거리를 1시간 40분에 주파할 수 있게 된다.

착공식 행사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국가철도공단 김한영 이사장을 비롯해 정부, 국회, 지자체, 지역주민 및 공사 관계자 등 약 450명이 참석했다. 앞서 진행된 식전 행사에서는 성공적인 착공과 안전한 완공을 기원하는 침목 서명이 진행됐다. 대통령의 서명을 새긴 해당 침목은 공사 기간 동안 전시되다 향후 순천~속초 1공구의 첫 침목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김한영 이사장은 먼저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의 역사 및 추진 계획에 대한 경과보고를 진행했다.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공사를 진행해 2027년까지 차질 없이 완공할 계획을 밝혔다. 다음으로 참석자들은 열차 모양의 무대 중앙에 설치된 LED 화면을 통해 사업에 관한 주제 영상을 시청했다. 교통 소외지역이던 강원도가 동서고속화철도와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시각화함으로써 지방시대 교통권의 중요성 등을 강조한 영상이었다.

다음은 대통령의 기념사가 이어졌고, 마지막으로 주요 내빈들의 착공 기념 세리머니가 진행됐다. 무대 우측, 고속열차 모양의 버튼대 앞에 나란히 선 참석자들은 다 함께 동서고속화철도 사업의 무탈한 진행과 강원도의 힘찬 도약을 응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사업 착공을 기념하는 축제의 장으로서 현장의 많은 지역 주민들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들을 운영했다. 현장에는 속초시민의 향수를 일으킬 레트로 감성의 속초역 포토존과 철도 역장 제복 체험존 등이 설치됐다. 국가철도공단의 캐릭터 레일로 인형탈은 행사장을 방문한 아이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행사장에 활기를 더했다.

철도교통 불모지에 철길을 열다

수도권과 강원권을 연결하는 춘천~속초 동서고속화철도사업은 총사업비 2조 4천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사업이다. 사업 기간은 2022년부터 2027년까지 총 6년이 소요된다. 춘천과 속초 간 94km 구간에 단선철도를 건설하고 총 5개 지역에 새로운 정거장을 만든다.

본 사업은 1987년 제13대 대선 공약 사업으로 처음 계획됐다. 2001년 예비타당성 조사를 시행했으나 경제성이 확보되지 않아 사업이 보류됐다. 이후 정부와 지자체 등의 많은 노력으로 2006년 제1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됐다. 그로부터 10년 후인 2016년 7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지역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사업 시행이 확정됐으며, 2020년 3월 기본계획 고시를 완료하고 마침내 2022년 10월, 35년 만에 착공식을 열게 됐다.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되면 강원도와 수도권을 연결하는 고속의 관광∙교통 인프라가 확보되고, 접경 지역인 화천, 양구, 인제에 최초로 철도가 건설된다. 강원 산악 지형과 폭설 등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고 상시 운행하는 전천후 철도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철도교통의 사각지대였던 지역들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지역 발전의 새 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현재는 서울에서 춘천까지 ITX로 1시간 15분, 춘천에서 속초까지 버스로 2시간가량이 걸려 총 3시간 15분 정도가 소요된다. 동서고속화철도가 개통하면 이동 시간이 무려 1시간 30분가량 단축될 예정이다.

춘천~속초 구간에는 화천역, 양구역, 인제역, 백담역, 속초역 등 총 5개의 역사가 신설된다. 각 역사는 강원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으로 계획됐다. 화천역은 북한강의 흐름과 산천어 축제를 상징적으로 디자인에 녹여냈으며, 양구역은 양구백자의 선형과 버드나무의 모습을 표현했다. 인제역은 태백산맥 줄기와 소양강 내린천의 수려함을 강조했고, 백담역은 상승하는 용의 곡선과 백담의 자연을 형상화했다. 속초역은 설악산 울산바위와 동해바다의 물결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