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3일 평일 아침, 따스한 가을 날씨와 상쾌한 공기가 감도는 홍성역에 서 있다. 11월 1일 많은 사람들의 기대 속에 드디어 개통된 새로운 철도 노선에 탑승하려니 마음이 설렌다. 개통식 때부터 많은 이들의 발길이 닿으며 새로운 서해선 시대를 열었고, 이제 나도 그 새롭게 열린 길을 따라가며 첫 발을 내딛는다.
홍성역 곳곳에서는 여전히 개통의 기쁨과 설렘이 남아 있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진다. 고요하면서도 활기가 느껴지는 기차역의 모습 속에서 새로운 길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져간다.
출발 시간이 가까워지자 열차 안은 하나둘 다양한 사람들로 채워지기 시작한다. 평일이라 한산할 거라 예상했지만, 의외로 다양한 얼굴들이 보인다. 어르신들은 한껏 옛이야기를 나누고, 학생들은 각자 스마트폰에 집중해 있다. 여행을 떠나는 듯한 커다란 배낭을 멘 사람들도 눈에 띈다.
열차는 부드럽게 출발하며 점차 속도를 높이고, 홍성의 일상에서 멀어져 간다. 창밖으로는 늦가을의 황금빛 들판과 앙상해져 가는 나뭇가지들, 알록달록 단풍으로 물든 나무들이 스쳐 지나간다. 은은한 햇살이 창을 타고 들이치는 가운데, 승객들은 각자의 생각에 잠긴 채 조용히 창밖을 바라본다.
예산역에 다다를 즈음, 저수지가 눈에 들어오고 억새들 사이로 오리들이 평화롭게 헤엄치는 모습이 보인다. 기차 안 사람들은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가지만, 모두가 이 철도 위에서 같은 여정을 나누고 있다. 오늘도, 앞으로도 이 길이 사람들을 이어주며 안전하고 편안한 여정을 선사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든다.
나는 합덕역에서 내려 안중역으로 향하는 열차에 올라탔다. 안중역에 도착하자, 첫차 행사가 열렸던 그날의 활기와 환영식의 따뜻했던 웃음소리가 떠올랐다. 각자의 목적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들 사이로, 나 역시 이 노선이 앞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소중한 여정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그날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긴다.
이 길을 준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애쓴 모든 이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수많은 현장에서 밤낮없이 땀 흘리며 묵묵히 일해온 감리단과 시공사들, 공사의 안전을 책임지며 현장을 지켜온 공사관리관들, 그리고 여러 난관을 헤치며 노선의 설계부터 건설까지 최선을 다한 모든 분들이 이 순간의 기쁨과 감동의 주인공이다.
그들의 헌신 덕분에 우리는 오늘 이렇게 새로운 길 위에서 새로운 시작을 맞이할 수 있다.
KR Focus l
ON
서해안 권역 3개 철도사업 개통 열차
탑승 기행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