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송정에서 목포를 잇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는 전라남도 교통 인프라를 혁신할 고속철도 사업이다. 이 중 전남 함평과 무안을 잇는 제2공구는 국내 최초로 40m 경간의 PSM 공법을 적용해 주목받고 있다. 총 연장 5.8km 중 4.3km가 교량으로 구성된 고난도 현장으로, 철저한 품질 관리와 정밀 시공으로 대한민국 철도 기술의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writer. 황혜민 photographer. 이도영

국토를 잇는 고속철도의 퍼즐 한 조각

호남고속철도 2단계(고막원~목포)는 경부선과 호남선을 잇는 고속철도망을 완성하는 사업이다. 장래 무안공항 연계와 전남 서남권 광역교통망 형성에 중심이 되는 이 노선은 지역 균형발전의 실질적 기반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2공구는 함평군 학교면에서 무안군 무안읍 용월리까지 5.8km 구간이다. 이 중 4.3km가 교량으로 이뤄져 있어 기술적 난도가 매우 높다. 특히 국가하천과 고속도로, 마을 인근을 통과하는 구간은 공법 검토부터 민원 대응까지 어느 하나 쉬운 과정이 없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교량 시공에 40m 경간의 PSM(Precast Span Method) 공법을 적용한 것이 국내 철도 건설 현장에서는 최초라는 점이다. 대형 구조물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후 특수장비로 운반해 설치하는 방식으로, 시공 효율과 품질 안정성 면에서 주목받고 있다.이러한 기술적 시도는 단순한 ‘시공 효율’ 차원을 넘어선다. 정밀한 품질 관리와 공기 단축은 물론, 생태계 훼손 최소화, 주민 생활권 보호, 안전 시공 등 다면적인 효과를 목표로 삼는다. 제2공구는 단일 구간이 아닌, 전체 노선 완성을 위해 가장 높은 기준으로 설계되고 있는 ‘핵심 현장’이라 할 수 있다.

PSC 박스 제작장

새로운 공법, 다른 기준으로

PSM 공법은 교량 시공의 개념 자체를 바꿔 놓았다. 한 경간(40m) 길이의 PSC 박스를 별도 제작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바로 거치하는 방식으로, 기상 영향 없이 균일한 품질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일반적인 상판 시공 대비 약 1/10 수준의 기간으로 공정 단축이 가능하고, 교량 하부 공간의 간섭도 최소화할 수 있다.
다만 고난도 공법인 만큼, 준비와 검증 과정도 촘촘하게 이뤄졌다. 특수 장비(Special Trolley)는 외국산 장비로, 초기에는 설계 시점에서 제원 확인이 어려웠다. 실제 반입 장비 기준으로 구조 검토를 다시 진행해야 했고, 부품 수급 문제에 대비한 대응 체계도 별도로 마련해야 했다.
제2공구 현장은 상부 시공 전부터 운반 장비의 제작 과정까지 직접 현지 공장을 찾아가며 빈틈없는 사전 점검과 기술 검토를 진행했다. 현장 품질 관리와 안전 대응 매뉴얼도 강화했다. 단순한 구조물의 조립이 아니라, 하나의 고속철도 구간이 지닌 책임과 역할에 걸맞는 시공을 위한 조치였다.
친환경적 시도도 눈에 띈다. 조류 생태 보호를 위해 용월저수지 남서측에 섭식 공간을 조성하고, 구간 내 방음벽 높이를 높여 비행고도 상향을 유도했다. 개착터널 상부에는 복토와 조경을 통해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하며, 지역 자연환경과의 공존을 지향하고 있다.

협업의 가치, 기술을 넘어 사람으로

제2공구 현장의 가장 큰 목표는 단 하나,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고품질 결과물을 완성하는 것이다. 공사 참여자들은 협업과 소통을 핵심 원칙으로 삼고, 공정 간섭과 시공 위험 요소를 사전에 조율하며 현장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제2공구는 공정률 50%를 넘어섰다. 공정 추진에 탄력이 붙은 만큼, 다양한 작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어 안전 대응 체계는 더욱 중요해졌다. 공단은 감리단, 시공사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일상의 안전 점검부터 기술 협의까지 일관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이러한 공정 속에서 축적되는 기술력은 단순히 한 현장의 경험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내 최대 경간의 PSM 공법 적용은 물론, 기후와 생태, 민원과 안전까지 고려한 복합 프로젝트 경험은 미래 고속철도 건설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철도는 선을 그어 연결하는 작업이지만, 그 선 위에 기술과 사람, 지역의 삶이 함께 놓여야 진짜 철도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제2공구는 그 진짜 철도를 구현하는 과정 속에서, 향후 더 넓은 국가 철도망과 균형발전의 미래를 견인할 구간으로 기대된다.

Mini Interview

호남고속사업단TF

김정석 단장

2공구는 고속도로, 국가하천, 마을 주변 등을 관통하는 고난도 현장입니다. 대규모 민원과 문화재 조사, 생태 이슈 등 다양한 과제를 해결하며 시공 중이며, 우리나라 고속철도 건설의 중요한 조각을 맡고 있다는 책임감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박기용 차장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은 단순한 시공이 아니라, 철도 네트워크 완성과 지역 균형발전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그중 2공구는 복잡한 민원과 고난도 구조물이 많은 구간이지만, 각자의 자부심과 책임으로 함께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김원석 대리

스마트 건설기술 시스템을 바탕으로 단 한 건의 안전사고 없이 공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고소 작업이 많아 위험 요소가 많지만, 정밀한 콘크리트 품질관리로고속철도 건설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 현장이 전남 지역 활성화의 마침표가 될 거라 믿습니다.

2공구

(주)서현
송도연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

PSM 공법은 상부 구조물의 품질과 공정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입니다. 현지 제작 과정부터 장비 도입까지 꼼꼼히 검토하며 철저하게 준비했어요. 문화재 발굴 등 변수도 있었지만, 감리단의 역할은 현장의 신뢰를 만들어내는 것이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동부건설(주)
조국진 현장소장

2공구는 공정률 50%를 넘어선 시점에서 다양한 작업이 병행되고 있습니다. 협업과 소통으로 공정 간섭을 줄이고, 안전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도록 전 구성원이 한 팀이 되어 움직이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 PSM 40m 적용 구간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