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알면 좋아지고 즐기면 더 좋아진다고 했다. 박대식 사원도 그렇다. 오랫동안 품어온 꿈이자 ‘덕질’의 대상이었던 철도는 이제 그의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이 되었다.
‘덕질’의 탄생(?)과 발전
언제부터인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다. 그저 열차와 철길이 좋았다. “잘은 기억나지 않지만 유치원생 무렵에 지하 거대한 공간에 열차가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모습을 본 적이 있어요. 깊은 터널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열차를 보면서 매우 신기한 감정을 느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자신도 모르게 철도에 관심이 생겼고, 어느 순간 철도에 관련된 건 뭐든 찾아보고 익히는 ‘철도 덕후’가 되어 있었다.
“중학생 때 철도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 철도 건설 기관인 국가철도공단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어요. 고등학생 때는 국가철도공단 SNS 기자단에서 청소년 서포터즈로 활동했어요.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공단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고 그때부터 입사의 꿈을 키웠어요.”
중학생 때였을 것이다. 자전거를 타고 지하철 공사 중인 현장의 모든 구간을 둘러본 적이 있다. 호기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기 마련이어서, 땅 위를 관찰하다 보니 땅 밑 공사 현장이 궁금해졌다. “수시로 공단 홈페이지를 들락거리며, 클릭하고 또 클릭했어요. 공사 현장을 파악하고 싶었거든요. 홈페이지 방문자에게 상을 줬다면 개근상은 당연히 제 차지였을 거예요(웃음).”
덕질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SNS 기자단 활동으로 이어졌다. “국가철도공단에서 SNS 기자단 청소년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공단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떤 정책을 펼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고 국민들에게 철도를 알리는 활동을 하면서 자부심을 갖게 되었어요.” 철도에 관해서라면 언행일치가 아닌 ‘상행(想行)일치’다. 몇 년 전에는 전국 여객 열차 노선도를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무궁화호의 정차역까지 열심히 연구해 그렸다. 혼자 보기 아까워 블로그에 올렸고, 업로드와 동시에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대박 난 콘텐츠가 되었다. 좋아하는 것을 즐길 수 있는 ‘철덕’이라서 행복한 시간이었다.
덕이 업이 된 ‘성덕*’의 일상
흔히 취미가 ‘업’이 되면 멀어진다고들 하지만, 박대식 사원의 경우는 완전히 다르다. 재수 끝에 올해 오랜 꿈이었던 공단에 입사한 그는 본격적으로 철도의 매력에 푹 빠졌다. “연수원에 처음 들어가서 철도에 대해 배웠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제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 매일 교육을 들을 수 있어서 진심으로 좋았거든요.” 그동안 철도에 대한 관심으로 틈틈이 쌓아온 다양한 지식들이 직무 시험에서 만점을 받는데 도움이 되면서 ‘덕후’로서 뿌듯함을 느끼기도 했다.
“입사해서 다녀보니 공단의 좋은 점이 참 많아요. 우선 근무환경과 근무지가 마음에 들어요. 공단의 지역본부는 도시의 중심지인 철도역 인근에 있더라구요. 토목직을 뽑는 SOC 공기업 중에서 순환근무 주기도 길어서 오지근무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 같아요. 입사 후 피부로 느끼는 장점들이 꽤 많아요.”
그는 지급자재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출근해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조달청 홈페이지에서 고지서 대금을 확인하는 것이다. “자재 대금을 납부하고 지급 자재 구매방침을 만들고 있습니다. 자재대금 지급이 늦어지면 연체료가 발생하고, 지급자재 구매가 늦어지면 공사가 늦어질수 있기에 늦어지지 않게 꼼꼼히 챙기고 있어요.” 업무를 하며 가장 뿌듯할 때는 계약이 체결될 때다. 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진행해야 하는 여러 절차들을 무사히 마쳤다는 생각이 들 때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낀다. “어떤 업무를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성과 책임감이라고 생각해요. 철도 건설 공사는 규모가 클 뿐만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돼요. 그만큼 제 일이라고 생각하고 매사 책임감을 가지고 일하고 있어요.”
점심 시간에 짬이 나면 회사 옥상에 올라가 열차 구경을 하기도 한다. 철길을 달려 서울역에 들어오는 열차들을 보고 있으면 왠지 모를 에너지가 솟아난다. 덕업이 일치해서 누릴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다.
‘철덕’ 박대식 사원이 꼽았다!
휴가철 최고의 여행 노선
“동해선을 추천하고 싶어요. 강릉부터 시작해 부산에 있는 부전역까지 이어지는 노선인데 그 구간 사이에 굉장히 재미있는 구간들이 많아요. 부전에서 울산 태화강까지는 광역 전철이 다니고, 경주부터 포항 구간까지는 긴 터널이 이어지면서 고속 열차가 다니는 풍경으로 바뀌죠. 포항에서 삼척까지의 구간은 가장 최근에 개통한 구간이고 그 이북 구간은 옛날에 지은 노선인데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구불구불 비교적 느리게 가는 구간이라 경치 보는 재미가 있어요. 하나의 꿀팁을 드리자면 열차 좌석 C와 D열에 앉으시면 바다를 볼 수 있답니다.”

철도, 너는 나의 행복이자 ‘인생길’
덕업이 일치해서 좋은 또 다른 점은, 자신이 하는 일을 좋아할 뿐 아니라 자부심도 느낀다는 것이다. “현재 수도권에서 월곶~판교 복선전철과 같은 철도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제가 이 노선을 건설하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일을 해요.” 나중에 자신이 직접 타게 될 노선이라고 생각하니, 서류를 더 꼼꼼히 검토하게 된다. 좋아하는 일이 업무가 되면서 ‘개취(개인의 취향)’는 사라졌지만, 그 빈 공간을 운동이나 독서 같은 자기계발로 채우게 되었다. 다행이 최근에는 사내에서 뜻 맞는 ‘철덕 동지’를 만났다. ‘철덕’으로 ‘찰떡’처럼 뭉친 것이다.
“공단 신입사원은 입사 후 직렬 상관없이 3개월 간 타 직렬, 타 직무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부서가 바뀌는 ‘잡 트레이닝(Job-Training)’을 하는데, 토목직인 저는 사무직 부서에 발령받아 ‘철덕’ 대리님을 만나고 친해지게 됐어요. 그분도 철도를 좋아하기로 워낙 유명한데, 그래서 통하는 게 많더라구요. 둘이 철도 얘기를 하느라 30분 늦게 퇴근한 적도 있어요. 대리님과 새로 개통한 노선 탐방도 함께 해보고 싶어요.”
예나 지금이나 철도의, 철도에 의한, 철도를 위한 삶을 살아온 터라, 공단 내에서는 ‘인간 레일로’로 불린다. 그 별명이 덕질의 깊이를 인정해주는 것 같아 싫지는 않다. “최근 공단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피드 중 공단 캐릭터인 레일로의 일상을 표현한 글이 있었어요. 제가 거기에 언급된 세 개 노선의 첫 차를 모두 타본 사람인데다 공단에 근무하는 사람인지라 레일로와 싱크로율이 높았어요. 주변에서 농담삼아 “대식씨, 혹시 레일로세요?”라고 물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인간 레일로’라는 별명이 생겼어요.”

꿈을 이룬 나의 오늘은 누군가에게 내일의 꿈이 된다. 철도와 관련된 직업을 꿈꾸는 전국의 수많은 ‘철덕’들에게, 박대식 사원은 공단 입사에 도전할 것을 강력 추천한다. “새로운 철도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공단 만한 곳이 없어요. 철도 건설 전문가로 성장하기에는 최고의 기관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의 인생에 철도는 ‘행복’이다. “제 인생에 철도는 ‘나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었던 것 같아요. 이전까지 그런 길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길’이 되지 않을까 해요. 앞으로 철도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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