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과 목포 임성리를 잇는 82.5km 단선전철이 마침내 개통됐다. 2003년 첫 삽을 뜬 지 약 22년(2003. 12. 24. ~ 2025. 9. 27.) 만에 완성되는 이번 철도는 경전선과 호남선·전라선을 직접 이어주는 ‘마지막 연결 고리’다.

writer. 편집실 photographer. 이도영

남해안 동서축 완성, 목포보성선 지역 발전의 전환점

보성~목포 철도 개통을 하루 앞둔 9월 26일 금요일, 신보성역 광장에서 개통식이 열렸다. 행사장에는 지역 주민과 관계자들이 가득 모여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된 남해안 철도의 새로운 출발을 함께 축하했다. 개통식에는 강희업 국토교통부 2차관,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문금주 국회의원, 김영록 전라남도지사, 정정래 한국철도공사 부사장, 정기연 국가철도공단 호남본부장 등 주요 인사 2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기념사에서 “목포보성선은 호남선과 전라선을 직접 잇는 중요한 연결축으로, 영암·해남·강진·장흥 지역이 철도 소외에서 벗어나 준고속 철도의 혜택을 누리게 되었다”며 “오늘의 개통이 지역 발전과 남해안 관광벨트 활성화에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신보성역을 기준으로 향후 10년간 철도 화물수송 수요가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물류 혁신과 지역 성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행사에서는 주요 내빈들의 축사가 이어졌고, 사업 추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게 국토교통부 장관 표창이 수여됐다. 이어 내빈들이 무대 위 세리머니대로 이동해 버튼대를 동시에 누르자, 대형 LED 지도에 철도 노선이 네온 빛으로 점등됐다. 곧이어 불꽃이 터지며 개통의 순간을 화려하게 알렸고, 행사장은 환호와 박수로 가득 찼다.
목포보성선 개통은 단순한 교통망 확충을 넘어 지역 경제와 관광 활성화, 영호남 교류 확대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총 연장 82.5km, 시속 200km급 준고속선으로 건설된 이 노선은 기존 2시간 30분 걸리던 보성~목포 이동 시간을 65분으로 85분 단축했다. 전남 남부 해안권은 수도권 및 전국 주요 도시와 더 가까워지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이하게 됐다.

20여 년 만에 완성되는 남해안 철도

보성~목포 철도건설사업은 남해안을 동서로 잇는 국가 간선망의 한 축이다. 1998년 경전선 직· 복선화 타당성 조사에서 사업 필요성이 제기됐고, 2000년 기본계획 수립, 2003년 착공으로 본격화됐다. 하지만 감사원 감사와 경제성 재검토, 설계 변경 등으로 중단과 수정이 반복되며 긴 시간을 거쳤다.
2012년 보완 설계와 2015년 공구별 공사 재개를 통해 사업은 다시 속도를 냈고, 2019년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통과하면서 전철화가 최종 확정됐다. 우여곡절 끝에 추진된 대형 국책사업은 이제 마침내 남해안 철도 지형을 바꿀 준비를 마쳤다. 시속 200km급 준고속선으로 설계된 이 노선은 광주송정을 거치지 않고도 목포와 보성을 직결하는 새로운 교통축으로 자리매김한다.

더 가까워지는 남해안, 넓어지는 생활권

개통 효과는 분명하다. 그동안 끊겨 있던 ‘미싱링크(Missing Link)’가 해소되면서 남해안 동서축 철도망이 완성된다. 경전선과 호남선, 전라선이 직접 연결돼 환승 없는 이동이 가능해진다.이동 시간 단축 효과도 크다. 목포~보성 구간은 기존 2시간 30분에서 약 65분으로 줄어든다. 향후 고속차량(EMU-260)이 투입되면 49분 주파도 가능하다. 일상 통근·통학은 물론, 대학 진학이나 병원 진료 등 생활 전반에서 이동 여건이 크게 개선된다.
철도 접근성 향상은 광역 네트워크 효과로 이어진다. 부산~진주~순천~목포로 이어지는 경전선, 익산~여수엑스포로 이어지는 전라선, 광주 송정~용산으로 연결되는 호남선이 맞물리면서, 남해안은 수도권과 더 촘촘히 연결된다. 철도 중심의 새로운 생활·경제권이 형성되는 셈이다.보성과 목포 임성리 사이에는 신보성·장동·전남장흥·강진·해남·영암 등 6개의 신설 역사가 들어섰다. 각 역사는 차밭, 고인돌, 청자 가마 등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형상화한 디자인으로 완성돼, 철도가 처음 닿는 지역의 얼굴로 자리매김했다. 관광객 접근성과 체류 시간 확대는 숙박·음식·소상공인 매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성 녹차밭, 해남 땅끝마을, 장흥 키조개 축제 등 풍부한 관광 자원과 철도가 만나는 효과는 지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남해안권 간선 철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