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철도공단은 우수한 제품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철도 현장 진입장벽 해소 및 초기 판로 확보 지원을 위해 ‘중소기업 기술마켓’을 운영하고 있다. 2025년 9월 기준 중소기업 기술마켓에 등록되어 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신기술은 총 130개이며, 이번 호에 소개할 신기술은 삼우엔테크의 ‘철도 노반용 이동식 3열 전력 케이블 동시 포설 장치’이다.
철도 노반용 이동식 3열 전력 케이블 동시 포설 장치
기술개발자 (유)삼우엔테크 (대표이사 이시연)
주소 세종시 금남면 안금로 445, 2층
인증현황 특허 제10-1307324호
레일 밑에 숨어 있는 전력 케이블
열차가 안전하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보이지 않는 곳에 있는 전력 케이블을 통해 끊임없이 전기를 공급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케이블은 철길 아래 땅속에 묻혀 있다. 케이블을 포설하는 작업은 생각보다 훨씬 더 복잡하고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기존 전력 케이블 설치 방식과 문제점
기존에는 전력 케이블을 감을 수 있는 드럼을 고정하고, 케이블을 견인할 수 있는 설비를 설치한 후 기계적 동력을 빌려 풀어와 포설하는 방식을 사용해 왔다. 전력 케이블을 아주 무거운 밧줄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밧줄 뭉치를 고정한 후 밧줄 끝을 잡아 이송용 롤러를 이용해 이동시켜 설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력 케이블 길이는 유한하지 않다. 케이블의 드럼이 보유하고 있는 케이블의 길이가 다 하면 설비를 수거하고 이동한 후 재설치해 포설 작업을 반복한다. 이 방식에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케이블 손상
케이블을 당기기 위해선 기계적 동력이 반드시 요구되고 이 과정에서 과도한 굽힘 현상과 주변 지형물과의 접촉으로 인한 지속적인 마찰을 피하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케이블 겉면에 흠집이 생기거나, 꺾이면서 내부에 보이지 않는 손상을 입기도 한다. 당장은 문제가 없어도, 이러한 손상은 시간이 지나면 전력 장애로 이어질 수 있는 치명적인 원인이 된다.
비효율적인 작업
한 구간의 작업이 끝나면 무거운 견인 장비를 다음 구간으로 옮겨 다시 설치해야 한다. 이 과정 자체가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잡아먹는 비효율적인 방식이다.
안전 문제
케이블 드럼을 싣고 옮기는 과정에서 일반 장비들을 임의로 개조해 사용하다 보니,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항상 존재한다.


똑똑하고 안전한 ‘이동식 포설 장치’의 등장
이러한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삼우엔테크는 ‘철도 노반용 이동식 3열 전력 케이블 동시 포설 장치’를 개발했다. 이름은 길지만, 이 장치는 한마디로 ‘스스로 이동하며 여러 가닥의 케이블을 동시에 안전하게 깔아주는 스마트한 장비’라고 할 수 있다. 이 장비의 가장 큰 특징은 견인 설비에 의한 고정식 구간 포설 방식이 아닌 이동과 포설이 동시에 가능한 방식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케이블 손상 최소화
케이블 정렬 가이드는 이 장치의 핵심이다. 굴착기의 팔에 장착된 이 장치는 드럼에서 풀려 나오는 케이블이 삐뚤어지거나 꼬이지 않도록 올바른 위치로 정확하게 안내한다. 사람의 손처럼 섬세하게 케이블을 잡아주기 때문에 외부 마찰이나 손상을 원천적으로 막아준다. 이 케이블 정렬 가이드를 활용해 앞으로 천천히 이동하면서 인력에 의한 포설을 진행한다. 이는 주변과의 마찰을 피하고 외상이나 구조 손상을 방지한다.
공정 단순화
기존 방식처럼 장비를 고정해두고 한 구간씩 작업하는 것이 아니라, 이 장치 자체가 철길을 따라 천천히 이동하며 케이블을 포설한다. 드럼이 지니고 있는 전력 케이블을 소진할 경우, 이송을 잠시 멈추고 즉시 교환이 가능한 덕분에 장비를 재설치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사라져 공사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또한, 이 장비는 최대 3개의 케이블 뭉치를 싣고 한 번에 여러 케이블을 깔 수 있다. 마치 한 번에 여러 줄의 실을 꿰어주는 특수 재봉틀처럼, 여러 가닥의 케이블을 동시에 깔아 작업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안전한 작업 환경
이 장치는 작업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설계되었다. 브레이크 핸들을 놓쳐도 즉시 작동하는 안전 브레이크, 미끄럼을 막는 안전 발판, 추락을 방지하는 안전 와이어 등 다양한 안전 장치가 적용되어 현장의 위험을 최소화한다.



더 넓은 곳에서 활용되는 똑똑한 기술
이 기술의 혁신성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장치는 단순히 새로운 철길을 만들 때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아직 철길이 없는 땅(노반) 위에서는 차량을 이용해 작업하고, 이미 철길이 깔려 있는 곳에서는 전용 수레(트롤리)를 활용해 레일 위를 이동하며 케이블을 깔 수 있다. 이처럼 어떤 환경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추고 있어, 그 활용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안전부터 비용까지, 모든 것을 바꾸다
이 신기술은 단순히 케이블을 더 빨리 설치하는 것을 넘어, 철도 건설 환경 전체를 혁신하고 있다.
비용과 시간 절약
여러 케이블을 동시에 작업하고, 장비를 옮기는 추가 공정이 생략되면서 작업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분석 결과, 기존 방식보다 최대 30%의 인력과 20%의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 길어진 케이블 수명
케이블이 손상되지 않도록 설치되기 때문에, 케이블 자체의 수명이 길어지고 전력 장애 발생 가능성도 현저히 낮아진다. 이는 장기적으로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효과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전력 공급으로 국민들의 철도 이용 편의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은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철도 시스템의 신뢰성과 안전을 한층 더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