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주 덕유산 향적봉 (전북 무주군)
● 인근 철도역 : 전주역
덕유산은 겨울이면 능선을 따라 하얀 눈꽃이 수놓인 설경으로 유명하다. 설천봉까지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백두대간이 흰 파도처럼 잔잔히 펼쳐지고, 향적봉 정상까지 이어지는 길은 고요한 눈 속을 걷는 경험을 선사한다. 바람이 가지 끝에 남긴 얼음결은 햇빛에 따라 서서히 빛을 바꾸며 겨울 산이 가진 가장 정제된 순간을 보여준다. 말 대신 ‘침묵’이 풍경이 되는 순간이다.

고창 선운사 (전북 고창군)
● 인근 철도역 : 백양사역
선운사의 겨울은 말이 아닌 ‘숨’으로 기억되는 시간이다. 오래된 전각과 숲길 위로 고요하게 눈이 내려앉고, 대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계절의 결을 천천히 드러낸다. 화려함 대신 차분하고 깊게 스며드는 풍경 속에서, 시간은 잠시 느려지고 마음은 한층 가라앉는다. 대웅전은 보물 제290호로, 이 오래된 공간은 계절의 고요를 더욱 깊게 한다.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두잇컴퍼니 이현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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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대관령 양떼목장 (강원 평창군)
● 인근 철도역 : 진부역
대관령의 겨울은 부드럽게 이어지는 하얀 평원으로 기억된다. 바람결이 만든 눈의 곡선을 따라 양들이 천천히 걸어가고, 멀리 펼쳐진 능선은 담담하게 이어진다. 탁 트인 목장 위에 서면 자연의 소리가 한층 낮아지고, 눈 위에 내려앉은 정적이 차분하게 마음을 덮는다. ‘하얀 목가’라는 표현이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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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전북 전주시)
● 인근 철도역 : 전주역
눈이 한옥 지붕 위에 조용히 내려앉으면, 마을은 오래된 시간의 결을 드러낸다. 기와의 완만한 곡선과 낮게 이어지는 담장은 겨울의 정적 속에서 더욱 선명해지고, 골목 사이로 번지는 따뜻한 조명은 느린 걸음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경기전과 전동성당으로 이어지는 길을 천천히 걸으면, 도시와 역사가 겹쳐지는 순간을 자연스럽게 만나게 된다.
ⓒ한국관광공사 포토코리아 진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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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궁과 월지 (경북 경주시)
● 인근 철도역 : 경주역, 신경주역
겨울밤의 동궁과 월지는 시간이 느리게 가라앉는 풍경이다. 눈이 기와 위에 고요히 내려앉고, 연못은 부드러운 조명을 품은 채 잔잔히 숨을 고른다. 건물의 반영은 물 위에 천천히 머물며, 풍경은 하나의 겨울 동화처럼 조용히 완성된다. 차가운 공기 속에서 빛은 느리게 흔들리고, 그 안에서 오래된 도시의 깊이가 조용히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