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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본부 PM지원처 궤도토목부
새로운 중앙선의 언성 히어로
영국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최전성기를 이끌었던 슈퍼스타들은 한결같이 박지성 선수를 언성 히어로(Unsung Hero), 즉 숨은 영웅이라 불렀다.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기민하게 움직이며 팀이 제 속도를 내도록 길을 열어줬기 때문이다. 2025년 12월 전 구간 고속화 개통을 맞이한 중앙선에도 이러한 숨은 영웅들이 있다. 새로운 철길을 놓고, 역할을 다한 옛 선로를 안전하게 거두어내는 국가철도공단 강원본부 PM지원처 궤도토목부(이하 궤도토목부)가 그 주인공이다.
중앙선 고속화의 뼈대와 기틀을 세우다
고속화 사업을 단순히 속도만을 높이는 공사로 생각하기 쉽지만, 현장에서 마주하는 고속화는 훨씬 종합적이고 정밀한 작업이다. 이는 기존 일반철도를 개량하거나 신설하여 열차가 최고 성능을 발휘하도록 철도 시스템 전반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급곡선을 완만하게 펴는 선형 개량은 물론, 고속열차의 강한 하중과 진동을 견딜 수 있도록 궤도 구조를 강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첨단 신호 체계까지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궤도토목부는 이러한 중앙선 고속화의 핵심 배경으로 지역 균형 발전과 수송 효율의 극대화를 꼽는다. 과거 단선 구간이 많고 굴곡이 심했던 노선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로에 의존하던 여객과 물류 흐름을 철도로 전환해 내륙
수송 체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것이 이번 사업의 본질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서 궤도토목부는 공사관리관으로서 교량·터널 등 토목 구조물 설치부터 레일과 침목을 부설하는 궤도 공사까지 전 과정을 감독했다. 시속 250km의 고속 주행에서는 미세한 오차도 안전과 승차감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에, 설계대로 시공되는지 끝까지 확인하는 품질 관리에 모든 역량을 쏟았다. 특히 전력과 신호 등 타 분야와의 시스템 인터페이스까지 세밀하게 고려하며 현장의 안전 기준선을 지켜냈다.
모두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핵심 후속 공사
신설선이 힘차게 달리게 되면, 그동안 역할을 다한 기존선은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난다. 그러나 그 뒤를 방치하는 순간, 철도는 오히려 위험이 될 수 있어 철거 공사가 진행된다. 이 철거 공사는 단순히 선로를 걷어내는
것 이상의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 노후화된 기존선을 방치할 경우 파손이나 붕괴로 인해 주민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고, 인접한 신설선의 운행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제때 철거를 진행하는 것은 ‘잠재적
위험’을 제거하는 가장 확실한 안전 대책이다.
철거는 지역 발전에도 큰 전환점이 된다. 철길로 단절되었던 마을의 소통을 복구하고, 통행의 불편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철거 후 확보되는 부지를 공원이나 산책로처럼 새로운 용도로 개발하면 지역
복지·편의시설 확충과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여지도 커진다.
이러한 순기능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궤도토목부는 교량, 건널목, 통로박스 등의 철거 계획을 세밀하게 수립하여 실행하고 있다. 취재일에도 직원들은 매서운 추위를 뚫고 도담역과 단양역 사이의 상진철교를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궤도토목부 박윤식 부장은 “상진철교는 중앙선 구노선 구조물 중 가장 큰 규모를 지니면서 신설선 교량인 남한강교와 가까이 붙어 있어 공사 난도가 높습니다. 이 외에도 의성의 금천교, 안동의 미천2교 등
규모가 큰 철거 구조물들이 꽤 많은데요. 정해진 기간 내에 신속 정확하게 구조물을 철거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최우선 덕목은 역시 안전입니다. 각 구조물 철거 시 근로자와 지역 주민, 인근 지역과 신설선 구조물의
안전을 확보해서 산업재해와 안전사고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고속화 사업의 성공을 이끈 뜨거운 열정
철거 논의를 마친 직원들은 상진철교 곁에 나란히 서 있는 신설선 교량 위를 내달리는 KTX-이음을 잠시 바라보며 감회에 젖었다. 열차들이 이 교량은 물론 고속화된 중앙선을 거침없이 내달리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투입했으니, 그 현장들과 마주할 때마다 수많은 변수와 우여곡절이 견뎌왔을 터. 박윤식 부장은 중앙선 공사의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현장 이야기를 꺼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중앙선 마지막 운행선 변경작업인 고현천교 절체 작업입니다. 2024년 12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 동안, 철도 최장 차단시간인 53시간 30분 동안 열차 운행을 중단하고 작업을
시행했습니다. 주어진 시간 안에 노반 공사부터 궤도 부설, 전차선 설치까지, 기존 단선 철도를 신설 복선 전철로 연결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였죠. 단 한 번의 실수도 허용되지 않는 긴박한
현장이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53시간 30분은 시간보다 순서가 더 엄격한 싸움이었다. 노반이 준비되지 않으면 궤도를 놓을 수 없고, 궤도가 완성되지 않으면 전차선과 연동할 수 없다. 하나라도 늦어지면 전체가
흔들린다. 그래서 박윤식 부장은 “시공 전부터 각 분야 간 인터페이스 회의를 수차례 진행해 시간대별 시공계획을 촘촘히 수립했습니다”라고 말했다.
현장을 더 긴장시키는 건 예측불허의 사고 가능성이었다. 모터카 탈선 상황, 용접 시 화재 발생 같은 돌발 변수까지 모두 계획하며 일을 다뤄야 했다. 궤도토목부는 이를 대비해 사전에 비상대응훈련을 시행하며,
무엇보다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절체 작업에 들어갔다. 동시에 열차 운행 중단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영주~영천 구간 버스 연계수송을 지원하는 등 현장 밖의 불편까지 챙기는 일도
병행됐다.
“당시 12월의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중앙선 복선전철 개통이라는 목표 하나로 밤낮 가리지 않고 땀방울을 흘린 우리 부서 직원들과 모든 공사 관계자분들의 노고 덕분에 무사히 마지막 퍼즐을 맞출 수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쾌적한 열차 여행’에 일조하다
궤도토목부가 이번 고속화 공사를 통해 거둔 성과 가운데 가장 두드러지는 사례는 ‘유리섬유(GFRP) 보강근’ 적용이다. 유리섬유 보강근은 기존의 콘크리트 공사 시 기존의 철근을 대신할 수 있는 새로운 자재로, 생산
시 일반 철근 대비 탄소 배출량을 60%가량 줄일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궤도토목부는 국내 최초로 71.3km 구간의 콘크리트 도상에 철근 대신 유리섬유 보강근(GFRP)을 적용했다. 이는 일반 철근 대비 탄소
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친환경 공법으로, 공단의 ESG 경영을 현장에서 직접 실현한 사례다.
새해 들어 본격적인 기존선 철거에 돌입한 궤도토목부는 “안전성과 주민 편의성을 두루 고려해 체계적으로 공사를 진행하겠습니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철거 공사는 2027년 말까지 이어질 계획이다. 현장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박윤식 부장은 시민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중앙선 고속화는 열차 속도 향상을 통해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과 지역 간의 심리적·시간적 거리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한 사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 뼈대를 세우고 기틀을 만드는 핵심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큰
보람과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남은 철거 공사까지도 시민들의 불편이 발생하지 않도록 빈틈없이 수행하겠습니다. 중앙선을 이용하게 되신다면, 한 번쯤은 철도를 바라보며 공단의 궤도토목부를 떠올려 주세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여러분의 편안한 열차 여행을 든든하게 떠받치고 있겠습니다!”
